지난 2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국립대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4’ 행사장.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기조연설을 위해 단상에 오르자 마치 콘서트장을 연상시킬 정도로 장내는 들썩였다. 아이폰을 생산하는 폭스콘의 류양웨이 의장 등 기업가, 애널리스트, 언론인 등을 포함해 6500명 넘게 참석했다. 엔비디아는 시가총액 3조달러에 진입하면서 애플까지 제치고 2위에 오른 AI 칩 선두주자다.
황 CEO는 “어렸을 때 사람들 보는 게 좋아서 야시장 가는 걸 좋아했다”며 어린 시절 대만의 기억을 회상했고 참석자들은 열광했다. 그는 9세 때 미국으로 이민 간 대만계다.
지난달 31일 둘러본 신주과학단지는 대만 반도체의 성지를 방불케 했다. 타이베이 중앙역에서 75㎞ 떨어진 이곳은 서울 동대문구 정도의 14㎢ 면적이었는데, 그 중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TSMC의 공장들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TSMC 본사 주변은 대만의 촘촘한 반도체 생태계를 상징하듯 UMC·VIS·GUC 등 다양한 파트너들이 한눈에 띌 정도로 가까이 위치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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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들어 ‘대만 파워’가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변방의 작은 전시회였던 컴퓨텍스에 반도체 빅샷들이 총출동하면서다. 대만과 경쟁해야 하는 한국은 위기감을 더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인 작은 섬 대만의 굴기는 “반도체로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숙명에서 비롯했다. △정부 주도의 반도체 지원 드라이브 △엔지니어들의 헌신과 열정 등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절박함이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대만은 한국과 차원이 다를 정도로 절박하게 반도체를 키우고 있다”며 “한국 정부의 지원은 경쟁국들보다 떨어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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