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우리 경제에 대해 부정적인 외부 평가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무디스, 피치 등 다른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최고 0.5%포인트까지 깎아내리며 2% 초반으로 낮춰 잡았다.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종전 2.2%에서 1.8%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내수부진과 수출 감소 및 제조업 위축 등이 주된 이유로 꼽혔다. 그러나 간판기업 신용등급이 무더기로 깎일 수 있다고 경고한 보고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반도체, 자동차, 화학 등 어려움에 직면할 업종을 조목조목 짚었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다.
일본을 방문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한·일 관계가 더 나빠질 것 같다”고 걱정했다고 한다. S&P가 일본의 경제보복과 마찰을 우리 기업의 신용등급 강등 요인의 하나로 꼽은 상황에서 사태가 더 꼬일 수 있음을 우려한 것이다. 때마침 일본의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아베 정권의 수출 규제를 지지하는 찬성 의견이 최고 98%에 달하기도 했다. 정부는 상황의 엄중함을 정확히 인식하고 해법 찾기에 총력을 쏟아야 한다. S&P의 경고가 현실로 나타나는 일은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