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파·흰’ 국민의힘 상징색은 왜 프랑스 국기가 되었나

김종인 "국민 의식구조의 다양성 담은 것"
  • 등록 2020-10-02 오전 8:00:00

    수정 2020-10-02 오전 8:00:00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다양성을 담은 것이지, 다른 특별한 의미는 없다”

새 상징색. (사진=국민의힘)
국민의힘 새 상징색을 두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전한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24일 빨간색을 기본으로 하며, 파란색과 흰색을 보조로 사용한 새 상징색을 발표했다.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적 구도에서 과감히 탈피, 국민을 통합하는 포용력 있는 정당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그런 새 상징색을 결정하기까지 여러 우여곡절이 많았다. 기존 분홍색을 유지하자는 당내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비판 여론을 쉽게 설득하기 힘들었다. 이에 공식 발표를 세 번이나 미루면서 결정을 유보했다.

지난달 ‘미래통합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당명을 변경한 당 지도부는 이에 걸맞는 상징색과 로고를 선정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에 지난달 14일 처음으로 김수민 홍보본부장이 기자 브리핑을 열고 빨간색을 주축으로 3가지 색을 혼용한 상징색을 사용하겠다고 발표했다.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을 상징하는 빨강과 더불어민주당의 파랑, 정의당의 노랑을 모두 합쳐 진보와 보수 모든 이념을 아우르겠다는 의도에서다. 당색에 다양성을 녹이면 좋겠다는 김 위원장의 의중이 반영됐다.

그러나 당내 분위기는 싸늘했다. 발표 당일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다양성도 좋고, 포용성도 좋다. 그러나 정당은 정체성이 근본이다. 보수, 진보, 중도 셋을 동시에 표방하는 정당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며 “소고기도 맛있고, 돼지고기도 맛있다. 닭고기도 맛있다. 그렇다고 섞어 먹느냐”고 비판했다.

기존의 분홍색을 유지하자는 당내 여론과도 온도차가 있었다. 현직 의원 및 원외 당협위원장 250명 중 126명이 응답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분홍색 유지 41.2% (52명) △빨간색 25.3% (32명) △파란색 17.4% (22명) △혼합색 15.8% (20명) 순으로 선호도가 높았다.

분홍색을 유지하자는 이들은 총선 승리를 가져다 준 색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특히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을 상징하는 파란색과 노란색을 사용하는 데 대한 거부감도 있었다. 특히 노란색은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열린우리당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색이었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노란색 대신 흰색을 채우는 대안이 선택됐다.

상징색이 결정된 이후에는 파란색·하얀색·빨간색 세로선으로 구성된 프랑스 국기와 얼핏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상징색 디자인을 보면, 빨간 오각형 도형과 파랑·하양의 삼각형이 위아래로 배치돼있는 형태다. 프랑스 국기를 연상하기에는 거리가 있다.

이에 대해 김종인 위원장은 “프랑스 국기를 택한 게 아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의식구조가 굉장히 다양화되고 심화되고 있다”며 “그런 다양성을 담은 것이지 다른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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