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프리즘]北이 높이고 與가 끌어내린 대통령 지지율

  • 등록 2022-10-17 오전 6:15:00

    수정 2022-10-17 오전 6:15:00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요동치고 있다. 50%가 넘는 지지율로 임기를 시작했던 윤 대통령은 임기 초반 인사 문제와 신구 세력 갈등 등 진영 간 대결 구도로 평가되면서 지지율이 20%대까지 곤두박질쳤다. 위기감에 따른 보수층의 결집으로 추석 연휴 직후인 9월 중순부터는 대체적으로 조금씩이지만 지지율이 회복되는 추세였다. 그러나 5박 7일의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추모 조문 외교 및 미국과 캐나다 방문이후 정치적 논란으로 지지율은 다시 20%대로 주저앉았다.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조사(전국1000여명 내외 유선 포함 무선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 약10~20%)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의 직무 수행을 잘 하고 있는지 아니면 잘못하고 있는지’ 물어보았다. 해외 순방과 비속어 논란이 정치권을 도배했던 9월 27~29일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긍정 평가는 24%, 부정 평가는 65%로 나타났다. 임기 들어 역대 최저치 수준이다.

그러나 10월 4~6일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긍정 평가는 29%로 5%포인트나 올라갔다. 특별히 긍정적인 이슈가 없었고 경기 침체 국면 지속, 여성가족부 폐지, 감사원의 문재인 전 대통령 감사 논란 등 악재가 될 만한 변수가 많았지만 지지율은 더 올라갔다. 다분히 ‘북한 미사일 발사’ 효과다. 북한이 다양한 발사 방식을 통해 거의 매일이다시피 미사일을 쏘아 올렸다. 안보 불안감은 더 커졌고 북한 미사일 도발과 핵 실험 공포에 대한 불안으로 윤 대통령의 보수 안보 지지층이 결집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사에서 대구경북, 60대, 주부층(대륙주)은 직전 조사보다 긍정 지지율이 더 올라갔다. 윤석열 대통령과 윤 정부를 위협하기 위해 북한이 쏘아올린 미사일 발사가 공교롭게도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을 끌어올려 놓았다.

10월 11~13일 실시된 가장 최근 조사(한국갤럽 자체조사 전국1002명 유선포함 무선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 응답률11.2%)에서 윤 대통령의 긍정 지지율은 28%로 1%포인트 내려갔다. 직전 조사에서 5%포인트나 올라갔던 추세를 감안한다면 그리고 북한 미사일과 핵 실험 위협이 지속되고 있는 시점으로 지지율은 더 올라갔을 가능성이 더 높았다. 북한 미사일 도발에 대한 안보 대응 관련 여론은 대체적으로 우호적인 결과다.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 실험이 한반도 평화에 위협적인지’ 물어보았다. ‘위협적’이라는 의견이 71%로 압도적이다. 한편 ‘북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과 군사적 협력을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았다. ‘일본과 협력’에 필요 응답이 49%였고 불필요 의견은 44%로 나타났다. 이재명 대표가 ‘친일 국방’이라고 맹비난했지만 국민 여론은 달랐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을 끌어올렸던 ‘북한 미사일’ 위협이 있고 대통령의 안보 대응에 대해 호의적인 여론이 높았음에도 지지율이 내려간 이유는 무엇일까. 이 조사에서 국정 운영에 대한 부정 평가 이유로 ‘경험, 자질 부족, 무능함’이 가장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무엇인가 대통령의 지지율을 끌어내린 요인이 있다는 신호다. 안보 보수 지지층은 북한 미사일 발사로 결집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대구 경북과 60대는 북한 미사일 영향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주부층은 달랐다. 경제 민생 이슈와 국가 경영의 기본인 인사 문제가 이들의 기본적인 평가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사실상 집권 여당의 당 대표 역할을 하고 있다. 정 위원장의 ‘조선이 일본에 의해 망하지 않았다’와 ‘9·19 남북 군사 합의와 1991년에 체결된 한반도 비핵화 공동 선언 파기’ 발언은 중도층과 2030 MZ세대의 국정 평가에 부정적 영향으로 풀이된다.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의 발언도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은 김일성주의자’이고 ‘총살감’이라고 자신의 소신발언을 재확인했다. 경사노위가 제대로 운영될지 여부를 떠나 김 위원장의 이념 잣대와 전 정권에 대한 공격적인 모드라면 최저임금제, 노란봉투법 등에 대한 사회적 대타협은 물 건너가고 만다. 북한 미사일이 끌어 올린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을 주변 인사들이 다시 끌어 내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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