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허황한 ‘공짜타령’ 공약부터 심판해야

  • 등록 2018-05-28 오전 6:00:00

    수정 2018-05-28 오전 6:00:00

‘6·13 지방선거’의 막이 올랐다.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은 오는 31일이지만 후보들은 이미 표심을 잡기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 등록 이후 첫 주말인 어제와 그제 후보들은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여는 등 선거체제를 갖추고 지지 호소에 나섰다. 여야 지도부도 전국 곳곳에서 소속 후보의 개소식 행사에 참석하는 등 중앙당 차원의 지원 유세를 본격화했다.

하지만 선거 분위기는 좀처럼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판문점 회담과 북·미정상회담, 드루킹 댓글 특검 등 굵직한 정치·안보 이슈가 넘쳐나는 때문일 것이다. 오락가락하던 북·미회담이 당초 예정대로 선거 전날 열리면 선거는 더욱 관심권 밖으로 밀려나게 될 것이다. 자칫 지방선거 실종 사태가 우려된다. 과열·혼탁 못지않게 무관심도 문제라는 점에서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유권자들의 외면은 초대형 이슈 때문만이 아니라 정치권의 구태의연한 선거전 탓도 크다. 지역발전 정책대결은 뒷전이고 ‘공짜 복지’ 공약 위주로 지지를 호소하는 게 단적인 예다. 전국 지자체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53.4%로, 자체 예산으로 공무원 월급도 못 주는 곳이 태반이다. 그런데도 여야와 진보·보수를 가리지 않고 무상급식에 무상교복 등 공짜 타령이다. 재원 대책은 나 몰라라는 투니 한심할 뿐이다. 유권자들을 우습게 보고 있다는 얘기나 마찬가지다.

주민들의 대표로 나서기에는 능력과 자질이 턱없이 모자라는 후보들도 문제다. 전체 9361명의 후보 가운데 39%가 전과자라고 한다. 민주화 운동 등 시국사건 관련 연루자가 없지 않지만 음주운전, 뇌물, 폭행 등 이른바 파렴치범이나 잡범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여기에 병역 미필자나 세금 체납자도 수두룩하다고 하니, 말만 번지르르한 쭉정이들을 제대로 걸러낼 필요가 있다.

지방선거는 내 손으로 내 지역 일꾼을 뽑는 소중한 기회다. 능력과 자질이 부족한 경우는 물론 허황한 복지 공약으로 현혹하는 후보들은 퇴출시켜 마땅하다. 참된 일꾼을 뽑는 것은 전적으로 유권자들의 몫이다. 정책과 인물 됨됨이를 알려면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올바른 선택을 하려면 이제부터라도 눈을 부릅뜨고 지역 일꾼 후보들을 유심히 살펴봐야 할 것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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