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웹툰에도 돈 넣는 뉴딜펀드…만물상식 투자에 수익성 우려

비경 중대본, 정책형 뉴딜펀드 투자 가이드라인 마련
40대분야·197개 품목 달해…케이팝·웹툰·게임도 포함
“수익 못 내면 정책 부정 여론…투자 성과 지원해야”
  • 등록 2020-09-29 오전 12:00:00

    수정 2020-09-29 오전 12:00:00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정부가 5년간 20조원을 투자하는 정책형 뉴딜 펀드의 투자 가이드라인이 나왔다. 혁신성장 분야 40개 분야, 197대 품목과 전·후방 산업까지 폭넓게 투자해 뉴딜 생태계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케이팝·웹툰·게임까지 포함하는 등 투자 대상이 너무 광범위해 투자자를 유인하는 데 오히려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남기(오른쪽에서 첫번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4차 한국판 뉴딜 관계장관회의 겸 제17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정부는 28일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정책형 뉴딜 펀드 투자의 선별과 자산운용에 활용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정책형 뉴딜 펀드는 정부가 160조원(국비 114조원)을 투입해 19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한국판 뉴딜을 뒷받침하기 위한 대책이다.

20조원(정부 3조원+정책금융 4조원+민간 13조원)을 투입한 정책형 뉴딜 펀드와 뉴딜 분야에 일정 비율 이상 투자하는 뉴딜 인프라 펀드, 민간이 조성하는 뉴딜 펀드 3개로 나뉜다.

이날 마련한 정책형 뉴딜 펀드 투자 가이드라인을 보면 현재 정책금융기관 등이 운용 중인 혁신성장 공동기준에 따라 투자 대상을 제시했다.

투자 분야는 로봇·항공우주·에너지효율향상·스마트팜·친환경소비재·스마트헬스케어·소프트웨어·차세대반도체·신재생에너지·친환경발전 등 40개다. 사례로 든 품목으로는 지능형서비스로봇·드론·암검진·인공지능·블록체인·빅데이터·웨어러블·전기차·생물비료·개량신약 등 197개다.

정부는 뉴딜 펀드를 마중물로 민간의 활발한 참여를 통해 경제 회복의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실효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뉴딜 펀드의 투자 대상이 너무 넓다는 이유에서다.

뉴딜 펀드 사업의 특색이 없어지면 결국 ‘눈먼 돈’이나 나눠먹기 형태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일본 경제보복에 대응해 조성한 소부장펀드의 경우 소재·부품·장비기업에 투자한다는 뚜렷한 목적이 있었다.

시장에서는 케이팝(K-pop)이나 웹툰·게임 등을 뉴딜 투자 품목 사례로 포함한 것도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증시 상장을 앞두고 관심이 높은 BTS(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나 최근 상장한 카카오게임즈(293490) 등도 뉴딜 펀드 대상이 될 수 있는 셈인데 디지털·그린뉴딜과 연관성이 모호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김용범 기재부 제1차관은 “디지털뉴딜에서는 AI나 데이터 경제를 확산하는 사업들이 있는데 이를 활용한 산업들이 활성화돼야 한다”며 “케이팝·웹툰 같은 콘텐츠 산업도 정보의 디지털 혁명을 통해 비약적인 발전을 하고 있어 투자 대상에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뉴딜 펀드의 성과를 확인하려면 결국 양호한 수익률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사전에 투자 지침 등에서 일정 수준의 수익률을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뉴딜 펀드의 경우 정부가 재정을 직접 투입해 10% 정도의 손실은 보전하기 때문에 수익이 저조하다면 세금을 낭비한다는 지적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익률은 펀드 운용사가 제시하지만 시장에서 기대하는 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했을 때 정부 정책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될 수 있다”며 “운용사들이 뉴딜 펀드의 투자 대상 발굴을 지원하고 성과를 내기 위한 제도 개선 등 유기적인 협업 관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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