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에서 홍대까지, 편도 카셰어링 vs 택시[잇:써봐]

투루카 '리턴프리' 해 보니…원하는 곳에서 대여·반납
회차 등 추가 비용 없고 분당 250~330원 과금 '시간제'
주간 택시요금과 비슷…시간 대비 장거리 주행시 저렴
'카카오T'에서도 이용 가능…부대 소요시간 감안해야
  • 등록 2024-08-17 오전 8:00:00

    수정 2024-08-17 오전 8:00:00

IT업계는 늘상 새로운 것들이 쏟아집니다. 기기가 될 수도 있고, 게임이나 프로그램이 될 수도 있지요. 바쁜 일상 속, 많은 사람들이 그냥 기사로만 ‘아 이런 거구나’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직접 써봐야 알 수 있는 것, 써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도 많지요. 그래서 이데일리 ICT부에서는 직접 해보고 난 뒤의 생생한 느낌을 [잇(IT):써봐]에 숨김없이 그대로 전달해 드리기로 했습니다. 솔직하지 않은 리뷰는 담지 않겠습니다.[편집자 주]

서울 용산구 용산역 인근 한 건물 지하주차장 내 ‘투루카 프리존’에서 ‘리턴프리’ 편도 서비스 이용 가능한 차량이 주차돼 있는 모습.(사진=김범준 기자)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요즘 렌터카는 쉬워졌다. 도심이나 지역 곳곳 제휴 주차장에 가서 스마트폰으로 어플리케이션 터치 몇 번이면 카셰어링(공유차)을 이용할 수 있어서다. 최근에는 ‘편도 서비스’를 통해 이곳에서 차를 대여해 필요한 만큼만 이동하고 저곳에서 곧장 반납할 수도 있다. 마치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나 공유형 전동 킥보드처럼.

이전에도 렌터카 편도 서비스는 각 업체마다 상이한 서비스명으로 일부 제한적으로 존재했지만 주변에서 이용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 듯했다. 이유는 다른 반납지에서 기존 대여지로 차를 다시 옮기는 명목의 추가 ‘회차 비용’이 부담스럽거나 불필요하다고 느껴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추가 비용 없다면? ‘투루카’에서 ‘리턴 프리’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기에 한번 이용해보기로 했다. 투루카는 휴맥스모빌리티 자회사 피플카가 운영하는 카셰어링 플랫폼이다. 투루카는 만 21세 이상 운전면허 취득 1년 이상부터 이용 가능하다. 투루카 리턴프리 서비스는 카카오모빌리티와 제휴를 통해 ‘카카오T’ 플랫폼 안에서도 똑같이 이용할 수 있다.

투루카 앱을 설치하고 회원 가입, 운전면허증 인증, 결제 카드 등록 등의 절차를 거치면 ‘카셰어링(왕복)’, ‘리턴프리(편도)’, ‘배달렌트’ 등 아이콘이 있는 메인 화면이 보인다. 리턴프리는 우선 △서울·수도권 △대전·세종 △부산 중 이용지역을 선택(변경 가능)해야 한다. 차량을 빌린 같은 권역 안에서만 반납이 가능하다.

투루카 앱 ‘리턴프리’ 서비스 이용 화면 모습.(사진=투루카 앱 화면 캡처)
리턴프리 서비스 화면으로 들어가면 현 위치가 표시된 지도(카카오맵) 화면을 살피거나 검색창을 통해 근처 ‘프리존’을 찾을 수 있다. 투루카는 계열사 하이파킹(투루파킹) 주차장과 연계해 투루존(왕복)과 별도로 400개 이상 프리존(편도)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지난달부로 인천국제공항 제1·2여객터미널 주차장에 투루카 전용 투루존·프리존이 없어진 건 아쉬운 부분이다. 대신 경쟁사 쏘카(403550)와 그린카(롯데렌탈(089860))가 이달부터 각각 전용 ‘쏘카존’과 ‘그린존’을 운영한다.

지도 위 프리존에 이용 가능한 차량만큼 실시간으로 숫자로 표시된다. 차종, 연료 잔량, 번호판, 이용 요금 등 정보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이용할 프리존 근처에서 원하는 차량을 선택하고 픽업 장소 확인, 동승 운전자 여부, 결제 수단 등을 선택하면 보증금 1만원 선결제와 함께 이용 전 차량이 15분간 예약된다. 픽업 직전 타 이용자와 차량 선택이 겹치는 ‘불상사’를 막기 위한 일시 선점 조치다.

15분을 넘기면 예약이 자동으로 취소되기 때문에 처음부터 다시 예약 절차를 밟아야 한다. 픽업 시간을 넘길 것 같으면 10분당 1000원을 지불하고 2회 이내로 연장할 수 있다. 보증금은 차량 반납 시 자동으로 환불된다.

투루카 리턴프리는 평일·휴일과 주·야간 시간대를 구분해 분당 요금으로 과금한다. 이용 전 미리 예상 요금 계산도 할 수 있다. 1분에 250원에서 330원 수준으로, 1시간을 이용하면 1만5000원에서 1만9800원만 내면 된다. 자동차 보험 면책(자기부담금 30만원) 요금이 포함됐고 주차비 등 추가 비용은 없다. 주유(충전)가 필요할 경우 차량에 비치된 전용 카드로 결제하면 된다. 단 이동거리 100㎞ 초과 운행 시 ㎞당 120~200원가량 추가 주행요금이 부과된다.

투루카 카셰어링 차량의 주행 모습. 계기판 가운데 화면에서 이용 중 주행거리·주행시간·연료소모량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사진=김범준 기자)
기자는 서울 용산에서 홍대까지 편도 이용을 하기로 했다. 용산역 앞 래미안용산더센트럴 지하 7층 주차장에 뜬 ‘4’ 아이콘을 누르니 세단과 SUV 등 이용 가능한 차량 4대의 정보가 떴다. 한번 타보고 싶었던 KG모빌리티(003620) ‘토레스’를 선택했다. 앱에서 차량과 위치 사진을 참고해 픽업 차량을 확인하고 ‘이용 시작’ 버튼을 누르면 시간이 활성화되고 과금이 시작된다. 이용 시작 10분까지 차량 외부 파손 등 특이사항 사진을 앱에서 촬영해 바로 제출할 수 있다.

모두 마치면 드디어 운행 시작. 앱에서 미리 목적지 근처 반납이 가능한 프리존을 검색할 수 있다. 목적지인 홍대입구역을 검색하니 근처 몇 군데 프리존이 떴다. 그 중 ‘머큐어앰버서더 홍대’ 지하주차장에 반납하기로 하고 차량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설정했다. 예상 소요시간은 약 25분. 주차장을 출발해 용산역을 거쳐 강변북로를 타고 양화대교북단에서 나와 합정역을 거쳐 가는 길이다.

해당 구간 도로 상황은 평소와 비슷하게 적당한 정체 속에서 총 48분 이용했다. 이용 시작 후 차량 사진 촬영과 시트·사이드미러 등 운전자 설정, 이동 중간 잠시 카페에 들러 커피 테이크 아웃 구매, 반납 장소 기계식(리프트) 주차에 따른 대기 등이 모두 포함된 시간이다.

휴일 주간 기준 분당 300원 이용 시간 48분으로 총 요금은 1만4400원. 첫 회원 가입 시 제공 받은 여러 쿠폰 중 ‘1만원 할인권’을 적용하니 4400원만 등록한 카드로 자동 결제됐다. ‘스테이 포인트’ 제도를 통해 이용 중 주·정차 등으로 시동이 꺼져 있는 시간은 1분당 100원씩 포인트(24시간마다 최대 3만 포인트)로 보상받을 수 있다.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 ‘하이파킹(투루파킹)’이 운영 중인 한 호텔 지하주차장 ‘투루카 프리존’에 기계식 주차로 차량을 반납하는 모습.(사진=김범준 기자)
평소 비슷한 시간 해당 경로를 택시(중형 일반 기준)로 이용하면 약 20~25분 소요 시간에 평균 1만2000원 안팎의 요금이 나온다. 택시가 대기 시간 없이 바로 잡히고 목적지까지 곧장 갈 경우 소요 시간과 비용이 조금 덜 드는 셈이다.

하지만 택시가 잘 잡히지 않는 지역 혹은 시간대거나, 할증이 붙거나, 중간에 원하는 만큼 경유지 방문과 주·정차 후 재이동이 필요하거나, 스스로 운전하는 재미 또는 편의가 필요하다면 투루카 리턴프리가 나을 수도 있다. 분당 과금하는 시간제이기 때문에 고속도로 등 자동차 전용도로를 타고 장거리를 운행하면 택시비보다 훨씬 저렴하게 이동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서울 용산구 용산역에서 경기 수원시 수원역까지(약 35㎞, 주간 1시간가량 소요) 택시로 가면 약 5만원의 요금이 나오지만, 투루카 리턴프리를 이용하면 약 1만5000원에 갈 수 있다. 야간·심야 시간대의 경우 택시의 할증료와 정체 해소에 따른 주행 시간 감소 등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더욱 저렴한 이동이 가능하다.

잠깐. 현 위치에서 차량을 대여할 인근 프리존을 찾아가는 방법과 소요 시간, 이용 전후 차량 사진 촬영 등 절차, 반납 가능한 프리존을 찾아 반납 후 마저 최종 목적지로 가는 교통편·시간 등에 따른 기회비용과 약간의 번거로움은 감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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