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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아야 산다’…국내외 가리지 않고 매각 추진
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현재 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고 비핵심 자산 매각을 위해 잠재 후보자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사업구조 개편 작업은 롯데케미칼의 ‘자산 경량화’(asset light) 전략의 일환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7월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오는 2025년까지 자산 경량화를 통해 2조3000억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하겠다는 청사진을 공유한 바 있다. 효율성이 떨어지는 자산을 빠르게 정리하고 미래 사업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케미칼은 사업체질을 확 바꾸기 위해 동시다발적으로 사업 개편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매각이 불발되긴 했지만 고순도 테레프탈산(PTA)를 생산하는 파키스탄 법인(LCPL) 매각을 재차 시도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또 말레이시아에 위치한 대규모 기초화학 생산기지 LC타이탄 매각도 검토하고 있다. LC타이탄은 2010년대 중반까지는 연간 3000억~5000억원의 이익을 내는 알짜 사업장이었지만 중국 자급률 상승으로 2022년부터 적자로 전환했다.
문제는 업황 부진으로 매각 작업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덩치가 큰 파키스탄 법인과 말레이시아 LC타이탄은 매물로 내놓은지 오래지만 인수자를 찾는 데 애를 먹고 있다. 하루빨리 적자 사업을 털어내고 사업구조를 바꾸고 싶지만 계획대로 추진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도 석화산업 구조조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을 감지하고 이미 지난 4월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 TF‘를 출범시켰다. 당초 업계에서는 상반기 내 정부 정책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지원 대책 마련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달 발표하는 지원안에 세제·금융 지원 등을 담아 M&A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악재 속에서 롯데케미칼은 2022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적자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3년간 기록한 누적 적자만 약 1조7700억원에 달한다. 40%에 불과했던 부채비율도 약 4년 만에 75%로 상승했다. 롯데케미칼은 급한 대로 공장 가동을 멈춰 효율성을 개선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일 여수 2공장 내 에틸렌그라이콜(EG), 산화에틸렌유도체(EOA) 등 생산라인 가동 중단에 돌입했다. 상반기에는 같은 공장의 페트(PET) 생산라인을 멈춘 바 있다.
구원투수 이영준 사장, 적자탈출·체질개선 과제
롯데그룹이 롯데케미칼의 새로운 사령탑이자 구원투수로 이영준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대표이사 부사장을 낙점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된다. 이 사장은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대표이사를 겸임해 기초화학 중심 사업을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중심 사업구조로 신속하게 전환하는 작업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장은 첨단소재 분야 전문가로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강점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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