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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종로구 중소기업 옴부즈만 지원단 사무실에서 만난 김문겸 옴부즈만(숭실대 교수)은 2011년 봄을 이렇게 돌이켰다. 그는 이달 23일, 6년간 몸담아오던 옴부즈만을 떠난다. 중소기업 옴부즈만은 지난 2009년 중소기업 규제개선 및 애로해소를 기치로 출범한 독립적 정부기관이다. 2011년 김 옴부즈만이 취임하며 미비했던 옴부즈만 지원단의 법제화를 이뤘다. 조직 규모는 크게 늘었고 위상도 올라갔다. 김 옴부즈만은 중소기업에 불합리한 인증·조달제도부터 허울뿐인 동반성장 정책 등 거침없는 비판으로 중소기업계의 ‘송곳’으로도 불렸다.
우연히 찾아온 옴부즈만…국회돌며 틀 갖춰가
그는 옴부즈만을 맡기 전만 해도 평범한 숭실대 교수였다. 김 옴부즈만은 “경영대 소속이던 1995년 무렵, 학교에서 벤처중소기업학과를 신설하기로 했다”며 “중소기업이 우리의 미래라는 생각에 새로운 길을 택했다”고 돌이켰다. 강의에 전념하던 시기, 전임 옴부즈만이 이름뿐인 제도에 회의를 느껴 임기를 채 2년도 못 버티고 중도 사퇴하는 일이 생겼다.
옴부즈만 활동은 난관의 연속이었다. 김 옴부즈만은 “(전임 옴부즈만 관련 일로 인해) 당시 정부에서 옴부즈만 활동을 좋게만 보지 않았다”며 “없는 힘에 힘을 더 빼놓는 방안이 나오는 시기였다”고 말했다. 그때부터 그가 선택한 게 지방 방문이다. 김 옴부즈만은 “오라는 데도 없고 갈 곳도, 알아주는 사람도 없었다”며 “직접 순천, 양주 등 작은 도시나 군 단위를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옴부즈만이 딱히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중소기업인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고 생각했다. 그의 생각도 더 적극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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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제 잡힌 옴부즈만…인증·조달·규제 문제 등 발굴
지난 정부 초창기 ‘손톱 밑 가시’라는 규제 완화가 화두로 떠올랐다. 관련 사항을 가장 깊게 알던 김 옴부즈만은 연임에 성공한다. 본격적으로 옴부즈만다운 업무도 개시한다. 그는 ‘관피아의 노후자금으로 전락한 각종 인증 문제’, ‘중소기업의 가장 큰 매출처인 조달시장 문제’, ‘신산업에 대한 선제적 규제 개선’ 등 발굴·개선을 가장 큰 성과로 뽑았다.
그는 퇴임 후 숭실대 중소기업대학원장으로 복귀한다. 김 옴부즈만은 “결국 중소기업 문화나 제도를 개선하는 것은 교육의 힘을 통해야 한다”며 “이밖에 교육 봉사 기관인 ‘소상공인 리더십 아카데미’ 원장도 맡아 소상공인 교육 및 컨설팅을 진행할 것”이라 말했다. 그는 “중소기업 옴부즈만으로서 규제개선을 포함한 모든 활동의 본질은 ‘영업’이었다”며 6년간의 옴부즈만 생활을 호탕한 웃음으로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