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의 조안(喬安) 반도체 애널리스트는 지난 3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중산구 트렌드포스 본사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반도체 산업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고객사들과 더 많은 협력이 필요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최근 인공지능(AI) 시장 개화와 함께 TSMC가 더욱 세력을 확장하는 이유로 고객사에 대한 ‘서비스 정신’을 꼽은 그는 “파운드리 사업을 ‘메모리 마인드셋’으로 운영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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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안 애널리스트는 트렌드포스에서 파운드리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반도체 전문가다. 대만은 파운드리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는 TSMC의 고장이다. 트렌드포스는 파운드리를 비롯해 D램, 집적회로(IC) 설계 등 반도체 각 분야에서 분석 보고서를 내고 있는, 업계의 유력한 시장조사업체다.
TSMC는 고객사에 주문받은 반도체를 ‘생산’만 해주는 기업이다. 메모리 사업을 함께 하는 삼성전자, 인텔과 사업구조 자체가 다르다. TSMC의 강점이자 삼성전자와 인텔이 파운드리 시장에서 예상보다 고전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그는 “메모리는 설계해서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판매할 수 있지만 파운드리는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라는 기업관을 넘은 서비스 정신이 TSMC가 성공한 이유라고 언급했다. 과거 엔비디아는 삼성전자에 사업 수주를 했을 당시 많은 제품 문제에 직면했지만 스스로 모든 문제를 해결해야 한 탓에 TSMC로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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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 시장에서 고객사 확보는 점유율 확대뿐 아니라 ‘기술력 개선’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중요하다. 그는 “TSMC는 뛰어난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여전히 고객사의 피드백을 받아 프로세스를 조정해야 한다”며 “고객사가 없다면 생산량을 개선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파운드리뿐만 아니라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반도체 경쟁력을 정상궤도로 끌어올리는 작업과 더불어 노조 리스크 해소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조안 애널리스트는 이를 두고 “새롭게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이끄는 전영현 DS부문장 부회장이 리더가 됐다”며 앞으로 ‘전영현 리더십’이 이끌 변화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뜻으로 말했다. 지난 21일 선임된 전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D램 시장에서 세계 1등 자리를 지키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 ‘기술통’으로 꼽힌다. 이번에도 반도체 사업의 구원투수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