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놈될' 알짜 정비사업지 잡아라…수주전 활활

치솟은 공사비에 정비사업 수주전 꺼렸던 건설사들
연말연시 대어급 사업지 눈독 들이며 경쟁입찰 채비
방배15·신반포4차·잠실우성1~3차 복수 건설사 눈독
"소위 '되는 곳' 몰리는 '선별수주' 기조 강해질 것"
  • 등록 2024-12-17 오전 5:30:00

    수정 2024-12-17 오전 5:30:00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연말연시 서울 내 ‘대어’급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사업)들이 시공사 선정에 속도를 내면서 한동안 찾아보기 어려웠던 경쟁입찰이 성사될지 업계 이목이 쏠린다. 사전에 염두에 둔 정비사업지 외 가급적 입찰에 나서지 않았던 건설사들이 사업성만 담보된다면 경쟁도 불사하겠다며,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를 연출하면서다.

서울 시내 아파트.(사진=연합뉴스)


16일 업계에 따르면 총 사업비 1조 6000억원에 육박하는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을 놓고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간 수주경쟁이 날로 격화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뛰어난 입지와 사업성을 겸비한 다른 정비사업지로도 이같은 분위기가 확산될 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당장 이목을 끄는 곳은 방배동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방배15구역이다. 서초구 방배동 528-3번지 일대 단독주택 주거지역을 지하 3층~지상 25층, 총 1688가구 아파트와 상가 등 부대복리시설로 재건축하는 사업으로, 지난 12일 입찰공고를 내고 본격 시공사 선정 작업에 돌입한 상황이다. 총 사업비 7553억원 규모로, 방배동 일대 정비사업 마지막 주자인 만큼 이미 사업지 곳곳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이 현수막을 내걸며 이미 치열한 수주전이 예고됐다.

지난 11일 시공사 선정 입찰공고를 낸 신반포4차 재건축 사업도 경쟁입찰이 이뤄질지 관심사다. 지하 3층~지상 49층, 12개 동, 1828가구의 대단지 조성 사업으로, 총 공사비만 1조 310억원에 이르러 인근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신반포2차와 함께 일대 대장주로 꼽히는 정비사업지다. 현재 삼성물산이 가장 적극적인 시공 의지를 보이는 가운데 당초 욕심을 내비쳤던 DL이앤씨와 포스코이앤씨 입찰 참여 여부가 변수로 꼽힌다.

지난 9월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에서 GS건설만 참여하며 유찰을 겪었던 잠실우성1·2·3차도 2차 입찰에서 경쟁구도가 짜이는 모양새다. 잠실우성1·2·3차 재건축 조합은 오는 24일 입찰공고를 낼 예정으로, 지난달 말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GS건설 등 건설사들이 조합에 홍보물(리플릿) 초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파구 잠실동 101-1 일대에 지하 4층~지상 49층, 아파트 2860가구 대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총 공사비만 1조 6000억원에 육박한다.

내년 상반기 중 개포주공6·7단지, 여의도 대교아파트 등 서울 곳곳 대어급 정비사업지들이 속속 시공사 선정에 나서며 건설사 간 치열한 눈치작전은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로 개포주공6·7단지에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DL이앤씨, 대교아파트에는 삼성물산과 롯데건설 등이 현수막을 내걸며 조합원들에 눈도장을 찍고 나선 상황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올 한 해 내내 보수적인 분위기였던 수주시장이 연말부터 다소 달라지고 있다”며 “공사비 등 원가, 향후 흥행 가능성 등 사업성이 보장되는 사업지라면 과감하게 입찰해 경쟁을 마다하지 않는 모양새”라고 전했다. 단 “높은 공사비 부담에 이어 최근 탄핵정국까지 불안한 시장 상황이 이어지면서 소위 ‘되는 곳’에만 몰리는 ‘선별수주’ 기조가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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