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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앤에프는 한국거래소로부터 코스피 이전상장 요건이 모두 충족됐다고 통보받은 16일 급등한 이후 줄곧 내리막을 걷고 있다. 9거래일간 누적 하락률 29.22%를 기록하며 전저점이자 52주 저가인 12만7900원에 점차 다가서는 모습이다. 개인투자자가 991억원어치를 순매수했으나 외국인이 148억원, 기관은 801억원 팔자로 대응한 탓이다.
엘앤에프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3월 코스피200 편입도 쉽지 않아 보인다. 신규상장 대형주 특례조건인 매매거래일 기준 15일간 하루평균 시가총액 상위 50위를 유지하기 어려운 탓이다. 연초 7조4000억원대였던 엘앤에프의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5조2595억원으로 쪼그라들며 롯데케미칼(011170)과 한화솔루션(009830) 등에 이어 60위 밖으로 밀렸다. 50위권에 진입하려면 7조원대의 SK스퀘어(402340)를 넘어서야 하는데 이는 시가총액을 2조원 가까이 불려야 가능하다. 조기 편입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올 6월 정기변경에 편입이 가능할 전망이다.
코스피 이전상장은 기업가치 재평가와 종목 인지도 향상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호재로 분류됐지만 최근에는 그렇지 않은 모습이다. 코스닥 시장 투자자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장기투자자 비중이 높은데다 투자자금도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지만 상장 공시 후 주가가 반짝 상승에 그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상장한 종목 중 상당수가 오히려 주가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며 코스피 이전 후에는 주가가 하락한다는 ‘징크스’까지 생겨난 터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단순 이전상장 이슈보다는 펀더멘털 개선을 우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이전상장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인식은 이전에는 공식과 같았지만 이제 다소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결국 업황 개선과 종목 자체의 펀더멘털에 유의미한 변화가 없다면 경쟁사 대비 구조적인 주가 저평가 해소 혹은 주주가치 극대화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