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유념할 것"…'미투의 덫' 빠진 바이든 '정면 돌파'

"사회적 표준 변했다"…2분짜리 영상 트위터에 올려
피해 주장 여성들에게 사과 안 해…'대선 출마' 포석
  • 등록 2019-04-04 오전 6:52:03

    수정 2019-04-04 오전 6:52:03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이른바 ‘미투’(MeToo·나도 당했다)의 덫에 걸린 미국 야당인 민주당 내 유력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사진 앞) 전 부통령이 3일(현지시간) “나는 여성의 개인적 공간에 대해 더 유념할 것”이라며 사실상 ‘정면 돌파’를 택했다. ‘미투’ 파문이 예상보다 일파만파로 커지자, 직접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오는 2020년 대선 출마를 주저할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을 뒤로하고, 조만간 출마를 공식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바이든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2분가량의 동영상을 통해 최근 불거진 사진의 부적절한 신체접촉 논란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자세, 각오 등을 밝혔다. 지난달 30일 민주당 소속 루시 플로레스 전 하원의원의 첫 ‘미투’ 폭로 이후 나흘 만이다.

그는 영상에서 “나는 늘 정치가 사람들과의 연결이라고 생각했고 악수하고 어깨에 손을 올리고 포옹하고 격려하는 것이라 여겼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사회적 표준은 변하기 시작했고 개인적 공간 보호의 경계는 재설정됐다. 이해됐다. 이해됐다”며 “앞으로는 개인의 공간 존중에 좀 더 유념하겠다. 그것이 나의 책임이고 이를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바이든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내가 그들을 염려하고 있고 그들에게서 듣고 있음을 보여주려고 했던 것”이라며 “여성의 권익 신장을 위해 한평생 노력했다. 학대를 막기 위해 한평생 노력했다”고 해명했다.

다만, 바이든은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들이 하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지만, 이들에 대한 직접접인 사과는 하지 않았다.

앞서 플로레스 전 하원의원에 이어 짐 하임즈 하원의원의 보좌관으로 일했던 에이미 라포스까지 잇따라 바이든의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문제 삼고 나서면서 바이든은 정치 인생 최대 위기에 몰렸다. 바이든은 아직 정식 출마 선언도 하지 않았지만, 자신을 부통령으로 임명했던 버락 오바마(뒤) 전 대통령의 ‘후광’을 업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내 대선후보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이날 바이든의 해명은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읽힌다는 게 중론이다. 민주당 서열 1위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현재로선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바이든과 지지율 ‘투톱’을 이룬 샌더스 상원의원 등을 비롯해 당내 대선후보 경쟁자들이 일제히 ‘호재’를 만난 듯 파문 확산에 열을 올리자, 대응에 나섰다는 점에서다.

성추문 논란이 끊이질 않았던 트럼프 대통령의 ‘조롱’도 한몫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화당의회위원회(NRCC) 만찬 행사에서 바이든을 향해 “조, 이 세계에 온 것을 환영한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나”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바이든은 극좌는 아니지만, 민주당 사회주의자들에게 먹힌 것 같다”며 민주당 내전을 부추겼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수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인 ‘그레이트 아메리카 팩’은 ‘징그러운 조’라는 인터넷 광고를 만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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