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혈이란 환자의 통증 부위를 눌렀을 때 더욱 민감하게 느끼는 부위를 말한다. 특정 신체 부위로 가는 기혈이 원활하게 순환되지 못하면서 그 부위에 근육이 수축하고 굳어지면서 통증이 시작된다. 기혈의 순환을 해결하지 못하고 방치하게 되면 근육, 관절, 신경까지 주변으로 통증이 커지고 만성통증으로 발전하게 된다. 강동경희대학교한방병원 한방내과 박성욱 교수와 함께 만성통증과 숨은 원인 아시혈에 대해 알아본다.
만성통증은 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통증은 근육이나 인대, 관절 같은 근골격계의 문제, 신경계 문제, 내과적 문제 등 다양한 원인으로 생길 수 있다. 급성으로 시작된 통증의 원인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만성통증으로 이어지게 된다. 만성통증은 통증으로 인한 신체적인 고통뿐 아니라 수면장애, 우울증, 불안장애, 만성피로 등을 일으켜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린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2018년 국제질병분류(ICD-11)를 개정하면서 만성통증을 단순한 증상이 아닌 하나의 독립된 질병으로 구분하여 만성통증 관리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한 바 있다.
◇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1명 만성통증 고통
◇ 만성통증의 숨은 원인 아시혈
특정한 원인 질환을 발견할 수 없는 만성통증의 경우 아시혈(阿是穴)에 대한 치료를 진행해볼 수 있다. 아시혈(阿是穴)은 손으로 눌러가면서 촉진하는 과정에서 환자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자리를 말한다. 환자가 아프다고 호소하는 부위가 아니라 통증이 유발되는 원인 지점으로, 일반적으로 눌렀을 때 통증이 생기는 자리를 가리킨다. 그 자리를 자극했을 때 환자가 아파하면서 “아, 거기예요(阿是)”라고 반응한다고 해서 유래한 이름이다. 아시혈의 또 다른 특징은 근육이 뭉쳐서 만들어진 경결점이라는 점이다. 조선 중기의 명의 허임(許任)은 “근육이 뭉쳐 통증을 일으키는 곳을 단단히 눌러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침으로 근육이 뭉친 곳을 꿰뚫어 자침한다. 아픈 곳을 따라가며 침을 놓는데 매우 효과가 좋다. 경락의 여러 혈자리에 침을 놓는 방법 중에서, 이 방법보다 좋은 것은 없다.”라고 하여 아시혈의 특징과 효과에 대해 서술한 바 있다.
◇ 기혈 막히고 근육 굳어지면서 통증 발생
◇ 한방 약침으로 기혈과 근육 뭉침 해소하고 통증 완화 효과까지
아시혈로 유발된 만성통증을 치료할 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약침요법이다. 약침요법은 경혈이나 특정 반응점에 한약을 정제 추출한 약침액을 주입하여 치료하는 방법이다. 한방내과 박성욱 교수는 “약침요법은 침의 물리적인 치료 효과와 약침액의 약리작용이 동시에 작용한다.”라면서 “아시혈의 경결점을 해소하고 통증을 치료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약침 시술 과정은 경결점에 약침 주입기의 바늘을 넣어 물리적으로 경결을 해소하며, 경결된 조직을 해소시키는 효과가 있는 약침액을 동시에 주입한다. 이를 통해 치료과정에서 환자가 느끼는 통증이나 불편감은 줄이면서도, 치료효과는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