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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을·제천단양도 얻은 與…1석 챙긴 한국당
미니총선으로 불리며 서울 노원병 등 전국 12곳에서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결과는 ‘민주당의 압승’ 그리고 ‘한국당의 참패’다. 개표결과 민주당은 재보궐 선거구 12개 중 후보를 낸 11곳에서 당선을 확정했다. 반면 한국당은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은 경북 김천시 보궐선거에서만 최대원 무소속 후보를 힘겹게 이기고 1석을 차지했다.
재보궐 선거가 열린 12개 선거구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4개 선거구(부산해운대을·제천시단양군·천안시갑·김천시)는 20대 총선에서 한국당 당선자가 나왔던 곳이다. 하지만 한국당은 이중 겨우 1석(김천시)을 되찾는데 만족해야 했다. 반면 민주당은 광역단체장 출마로 후보자들이 사퇴했던 3개 선거구(인천 남동갑·천안시병·김해시을) 의석을 모두 채웠다.
여야간 희비가 극명하게 갈린 선거구는 부산 해운대을과 총북 제천시단양군이다. 두 선거구는 모두 ‘보수텃밭’으로 불릴 만큼 한국당이 높은 지지를 받던 곳이다. 노년인구가 많은 해운대을은 보수성향이 짙은 대표적 지역이며, 제천시단양군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역풍에 힘입어 당선된 서재관 17대 국회의원(당시 열린우리당)을 제외하고는 민주당계가 발을 붙이지 못했다. 선거 전 양당 모두 두 선거구에 대해 ‘1석 이상의 의미’를 부여했던 이유기도 하다.
민주당은 두 선거구에서 승리, 보수의 텃밭을 차지했다는 자신감과 함께 전국적인 지지를 확실히 증명했다는 평가다. 반면 한국당은 ‘보수본산’ 마저 내줬다는 비난과 함께 당안팎에서 동요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보수에 대한 민심의 저점이 어디까지 내려갔는지 확인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송파을도 여야간 희비가 극명히 엇갈린 선거구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을 자처한 최재성 민주당 후보와 ‘홍준표 키즈’ 배현진 한국당 후보가 맞붙었지만 최 후보의 완승으로 끝났다. 14일 오전 5시 50분 현재(개표율 88.6%) 최 후보가 54.7%를 득표해 29.23%를 얻은 배 후보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앞서 민주당은 문희상 의원을 차기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했으나 그간 한국당이 ‘재보궐 선거에 결과에 따라 우리가 원내 1당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20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이었다. 국회의장은 통상 원내 1당이 맡는다. 이번 선거에서 확실한 원내1당의 입지를 굳힌 민주당은 순조롭게 문 의원을 의장으로 선출할 수 있을 전망이다.
민주당은 범여권과 힘을 합칠 경우 과반 의석 확보가 가능해 국회 운영에서도 확실한 주도권을 쥘 수 있다.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민주평화당 14석과 정의당 6석, 평화당 성향의 바른미래당 비례대표 3석, 민중당 1석, 진보 진영 무소속 4석 등을 포함하면 과반이 넘는 158석이 된다. 문재인 정부의 개혁정책 입법화 지원과 안정적인 국정운영에 대한 기대감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재보궐 선거의 압승으로 문재인 정부가 지금처럼 국정을 주도하는 상황이 계속 유지될 것”이라며 “힘이 강력해진 여권이 야권과의 협치보다 강하게 정국을 주도하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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