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1974년 처음 출시한 오리온 ‘초코파이’는 한국을 넘어 러시아에서도 ‘국민 간식’으로 자리잡았다. 2019년 기준 글로벌 누적 매출은 5조원이 넘었고, 낱개 기준 23억개가 팔린 메가 히트 브랜드다.
초코파이는 첫 출시 이후 조금씩 개량했지만, 초콜릿 맛이라는 큰 틀에서는 바뀌지 않고 본래의 모습을 고집했다. 그러다 2016년 출시 42년만에 처음 등장한 자매품이 ‘초코파이 바나나’였다.
| (사진=이성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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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 중심의 식품업계는 주로 외부의 트렌드를 제품에 녹이는 게 일반적이다. 식품업계의 단일 제품이 전체의 트렌드로 퍼져나간 경우는 한때 대란을 일으켰던 해태제과 ‘허니버터칩’ 정도였다. 초코파이 바나나도 이 흔치 않은 사례의 주인공이었다. 출시 6개월만에 누적 판매량 1억개를 넘기면서 파이류 제품에 바나나맛 신제품 출시가 이어졌다.
바나나맛 초코파이로 실험에 성공한 오리온은 이후에도 기존의 틀을 벗은 과감한 시도를 이어간다. 특히 러시아 시장에서 선보인 라즈베리, 체리, 블랙커런트 등 베리 맛 제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상반기엔 이를 기반으로 러시아 현지 매출이 26.5%, 영업이익이 105.4% 성장했다.
국내에서도 봄이면 한정 상품으로 딸기맛을, 중국에선 마차맛 초코파이 등을 선보이고 있다.
초코파이 다양화의 신호탄이 됐던 초코파이 바나나가 바로 최근 전면 리뉴얼됐다. 예전의 옷을 벗고 이제는 겉부터 속까지 모두 바나나로 가득 채운 제품이다. 새로워진 초코파이 바나나는 아직 출시한 지 채 한달이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일부 온라인몰 등에서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다.
| (사진=이성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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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초코파이 바나나는 겉부터 자신의 정체성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일반 초콜릿이었던 기존 코팅을 노란빛이 도는 바나나 화이트 크림으로 바꿨다. 이 때문에 포장을 뜯으면 바나나의 달큰한 향이 물씬 풍긴다. 초코파이하면 떠오르는 색이 아니기 때문에 마치 마카롱을 연상케했다.
반으로 초코파이 바나나를 가르자 비스킷 사이에 마치 계란후라이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하얀 마시멜로의 가운데 들어있는 노란 바나나크림이 마치 노른자처럼 보였다. 이 바나나크림엔 바나나 원물을 넣어 속으로 갈수록 바나나맛이 짙어진다.
오리온은 이번 신제품을 위해 전용 제조설비를 새롭게 구축했을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다.
오리온 관계자는 “초코파이 노하우를 집약해 새롭게 신제품을 만든다는 마음으로 이번 초코파이 바나나의 변신을 시도했다”며 “겉부터 속까지 더욱 진하고 풍부해진 바나나 맛과 초코파이의 조화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