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이미 열흘 전에도 제주 해군기지에서 민간인 무단침입 사건이 벌어져 군 경계태세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민간인 2명이 철책을 뚫고 들어가 1시간 30분 동안이나 휘젓고 돌아다녔다니, 부대가 자기 방어도 제대로 하지 못한 셈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1월 진해 해군기지사령부에서도 민간인이 정문을 통해 버젓이 부대 안으로 침입하는 사고가 있었다고 한다. 비슷한 사례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음을 말해준다. 병사들의 평소 훈련과 내무반 생활이 어떠할지 짐작도 된다. 과연 국민이 이런 군대를 믿고 제대로 잠을 이룰 수 있는 것인지 걱정될 수밖에 없다.
부대에 침입한 민간인들이 위험한 사건을 일으키지 않았다고 안심할 것만도 아니다. 가깝게는 지난해 6월 북한 목선이 삼척항에 진입하기까지 넋놓고 있다가 여론의 질타를 피할 수 없었던 기억을 되살리기 바란다. 정경두 국방장관 주재로 어제 긴급 지휘관회의가 열렸으나 군 내부의 안이한 태세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치지 않는 한 이런 사태는 반복되기 마련이다. 군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 다시금 굳은 결의로 되새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