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휘청에 IT펀드도 수난…테슬라에 웃고 울고

인기몰이 IT펀드, 최근 3개월 자금 유출
포트폴리오·환노출 따라 수익률 희비
“美대선·G2 분쟁 등 단기 변동성 확대”
  • 등록 2020-09-23 오전 1:30:00

    수정 2020-09-23 오전 1:30:00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국 대형 기술주의 조정에 IT펀드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고공행진하던 수익률은 최근 한달 사이 평균 1%대로 떨어졌다. 인기몰이를 하던 IT펀드 일부는 자금 유출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4분기 미국 대선, 미·중 갈등 가능성 등 당분간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신중한 투자를 강조했다.

22일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IT펀드 28개의 최근 한달 평균 수익률은 1.40%로 집계됐다. 해외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인 0.41% 보다 높지만 국내 주식형 7.15%를 한참 밑돈다. 최근 3개월 수익률 10.06%에서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포트폴리오에 따라 수익률 차이도 크다. 운용순자산이 1조5000억원에 달하는 ‘피델리티글로벌테크놀로지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종류A’의 최근 한달 수익률은 마이너스 구간으로 접어들었다. 석달 전에만 해도 8.31% 수익률을 냈다. 보유 종목을 살펴보면 애플, 삼성전자(005930), 알파벳A(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을 담고 있다. 지난달 말 대비 21일까지 9.63% 오른 삼성전자(005930)를 제외하면 모두 하락 그래프를 그렸다. 애플은 같은 기간 14.69% 하락하면서 나스닥 하락 폭인 8.46%를 넘어섰다. 알파벳와 마이크로소프트도 각각 12.24%, 10.19% 떨어졌다.

그래픽=김정훈 이데일리 기자
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000660), 카카오(035720) 등 국내 종목으로 구성된 ‘하나UBSIT코리아증권투자신탁 1[주식]ClassA’는 최근 한달 수익률 6.09%을 기록하는 등 지속적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글로벌 종목을 다수 포함하는 IT펀드 특성상 이달 들어 급락한 환율의 영향도 있었다. 지난 21일에는 원·달러 환율이 1158.0원을 기록하면서 8개월 만에 1160원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환노출 상품이 타격을 입었다. ‘DB글로벌자율주행펀드’의 경우 환노출 상품 수익률이 환헤지 상품 대비 1.79%포인트 낮게 파악됐다.

때문에 공모펀드 중 드물게 자금을 흡수하던 IT펀드의 인기도 흔들리고 있다. 1년 동안 3351억원이 몰리는 등 지난해 연말부터 꾸준히 자금이 유입됐으나 기술주 밸류에이션 부담, 차익 실현 등을 이유로 최근 3개월 사이에는 315억원이 빠져나갔다. 가격이 빠지면서 최근 한달 사이 770억원이 들어왔지만 일부 펀드는 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이달 9.82% 내린 테슬라 투자 비중이 가장 높은 ‘DB글로벌자율주행증권자투자신탁(H)[주식]C/C’에선 최근 한달 사이 65억원이 이탈했다.

기술주가 과열 해소 구간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투자에 있어 단기적인 변수들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김성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단기간에 빠르게 올랐다는 부담감과 극단적인 업종 쏠림, 펀더멘탈을 앞서나간 가격에 대한 우려가 누적되면서 기술주의 단기 상승 동력은 약화된 데다 주요 2개국(G2) 갈등과 통화정책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이 변동성을 키웠다”면서 “완화적인 통화정책이나 기술주 고성장 등은 여전하더라도 미국 대선이나 IT업종 반독점법 우려 등으로 기술주에 쏠렸던 시장 관심은 단기적으로 약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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