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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철옹성 강남 3구 20여년만에 판세변화 예고
강남3구 구청장은 1995년 민선 1기 이래 보수정당 인사들이 독차지해 왔다. 유일한 예외는 민선 1~2기 송파구청장을 지낸 민주당 소속 김성순 전 구청장 뿐이다. 강남 3구는 1990년대 이후 천청부지로 이 지역 집값이 치솟으면서 부유층에 대한 과세 강화, 부동산 가격 안정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추진해온 진보 성향 정권에 대한 반감을 투표를 통해 노골적으로 드러내 왔다. 특히 고 노무현 정부 시절 추진한 종합부동산세 도입 이후 이 지역에서 진보세력은 선거때마다 참패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이같은 판도가 뒤집힐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80%대에 육박하는데다 민주당 지지율 또한 50%대를 유지하는 등 제1 야당인 한국당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어서다. 신연희 현직 강남구청장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는 등 한국당내 악재도 판세 변화를 점치는 이유다.
다만 민주당으로선 현직 구청장들에 대한 강남 3구 주민들의 높은 구정(區政) 지지도 및 신뢰도가 가장 큰 장벽이다.
보수당 지방선거 무패 서초구 변화 조짐
서초구는 한국당 소속 조은희 구청장이 재선에 도전한다. 그는 과거 서울시 여성가족정책관으로 일했던 경험을 살려 임기 동안 ‘서초형 모범 어린이집’을 도입하고 공동육아 사업을 활성화 하는 등 보육 친화적인 환경을 구축해 지역 여성들의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 조 구청장은 주민들에게 핸드폰 번호를 공개해 다양한 아이디어와 생활 속 불편사항을 구청장에게 직접 토로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주민 친화행정을 펼쳐 주민들의 환영을 받아왔다. 밀착행정의 대표사례로 꼽히는 횡단보도 그늘막이 조 구청장의 아이디어다.
조 구청장은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나 재건축 문제 등 서초구에 복잡하게 얽힌 사안이 많다. 행정문외한이 이를 일일이 배우기에는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경험이 풍부한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조 구청장은 최근 법률소비자연맹이 실시한 ‘민선 6기 기초단체장 선거 공약 이행평가’에서 서울시 자치구 1위, 전국 5위를 차지해 공약 이행평가 대상을 수상했다.
이 후보는 “매일 1%씩 지지율을 올릴 수 있게 죽을 힘을 다해 뛰겠다. 새로운 변화를 갈망하는 서초구민들의 바람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교육 및 보육 환경에 관심이 많은 부모 유권자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 △학교시설 개선 △학교지원 완비 △교육 인프라 확충 △청년 주택 제공 등을 공약으로 내놨다. 공원시설을 보강해 서초를 문화와 환경이 융합한 세계적 도시의 랜드마크로 건설 등 친환경 공약들도 강조하고 있다.
박성중 한국당 의원(서초을)은 “최근 서초구청장이 민주당 후보와 지지율 격차가 거의 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최선을 다해 지역 민심을 잡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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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에선 한국당이 민선 5~6기 재선 구청장인 박춘희 구청장을 일찌감치 전략공천하고 선거전에 돌입했다. 동네 분식집 사장님을 시작으로 늑깎이로 사법고시를 패스한 입지전적 경력과 합리적인 구정 운영으로 구민들에게 높은 지지를 얻고 있는 점을 높이 산 한국당 지도부는 박 구청장이 강남 3구 수성의 축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송파실벗뜨락’을 통한 어르신 일자리 창출에 이어 ‘송파여성경력이음센터’를 통해 경력단절 여성의 취업, 창업 지원을 강화 등이 임기 중 대표적 성과로 꼽힌다. 청소년이 행복한 도시를 만들겠다는 목표아래 전국 최초로 구청 내 청소년과를 신설하기도 했다.
박 구청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시간제 보육, 아이돌봄 서비스 확대 △동별 2개소 이상 구립어린이집 확충 △어린이집 보조교사 시설 당 2명 이상 지원 등 보육 공약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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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연희 구청장의 부재로 강남구는 한국당과 민주당이 모두 새 얼굴을 내놨다. 특히 민주당은 마지막까지 3인 경선이라는 치열한 접전 끝에 지난 19일 강남구청장 후보로 정순균 전 국정홍보처장을 확정했다. 정 후보는 당초 전략공천 대상으로 꼽혔으나 여선웅 전 문재인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청년TF 위원, 김명신 전 노무현정부 교육혁신위원회 위원 등 강남구청장 출마를 준비중이던 다른 예비후보들의 반발로 결국 경선을 거쳤다. 경선에 패배한 여선웅ㆍ김명신 후보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민주당 구청장을 만들기 위해 정 후보를 돕겠다고 밝혔다.
언론인 출신인 정 전 처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직 인수위 대변인, 국정홍보처장 등을 지냈고,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언론고문을 맡은 경력을 앞세우고 있다.
한국당은 신연희 구청장의 부재를 메울 후보로 장영철 전 자산관리공사 사장을 전략 공천했다. 장 후보는 행정고시(24회)를 합격해 기획예산처 등에서 근무한 경제관료 출신이다.
그는 △영동대로 통합개발 △광역복합 환승센터, 세텍(SETEC)부지 복합개발 △구룡마을 재개발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기술 산업 집약단지 조성 △청년창업지원 강화 △‘청년문화예술인 창작거리’, ‘스토리텔링 문화거리’ 조성 △복지사각지대 해소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장 후보는 “강남구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세금을 부담하면서도 구 재정은 감소하고 재건축·재개발과 주요 SOC 시설투자 억제 등의 역차별을 받아왔다”며 “강남구 세금이 강남구민을 위해 먼저 쓰일 수 있도록 주민여러분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지자체와 적극 협의 하겠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후보는 김상채 전 서울고등법원 판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