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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소속 루시 플로레스 전 하원의원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뉴욕의 격주 잡지 ‘더컷’과의 인터뷰에서 2014년 네바다주(州) 부지사에 출마했을 때 지원차 찾아온 바이든 당시 부통령이 자신에게 불쾌한 신체 접촉을 했다고 주장했다. “유세 연단에 오르기 전 어깨에 손을 얹고 머리카락 냄새를 맡으며 뒤통수에 오랫동안 키스를 했다”는 것이다. 폴로레스는 “굴욕감을 느꼈다. 당황스럽고 충격을 받았으며, 혼란스러웠다”고 당시 감정을 고스란히 전했다. 더 나아가 “연인 사이에서나 있을 법한 친밀한 방식으로 나를 대했다. 무례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아직 정식 출마 선언도 하지 않았지만, 바이든은 자신을 부통령으로 임명한 버락 오바마(뒤) 전 대통령의 ‘후광’을 입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내 대선후보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다. 폴로레스는 5년 전 일을 털어놓은 것과 관련, “바이든이 2020년 대선의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을 고려한 것”이라며 바이든의 낙마를 위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1차 미투 하루 만인 31일 바이든을 향한 2차 미투는 또 터졌다. 정치권의 코네티컷 여성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익명의 여성이 페이스북을 통해 바이든의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폭로했다. 민주당 소속 짐 하임즈 하원의원(코네티컷)의 보좌관으로 일했던 에이미 라포스는 코네티컷주 지역신문인 하트포드 쿠란트와의 인터뷰에서 그 익명의 여성이 자신임을 밝힌 뒤 “2009년 코네티컷주 그리니치의 모금행사장에서 바이든은 내 목을 감싸고, 머리를 당겨 코를 비볐다”며 “나에게 키스를 하려 한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바이든은 부통령, 나는 보잘것없는 사람이어서 소송은 상상하지도 못했다”고 토로했다.
미국 CNN방송은 “(미투로 인해) 바이든이 큰 타격을 입을지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면서도 “포스트 미투 시대, 나이 많은 백인 남성이라는 정체성을 극복해야 하는 건 과제”라고 진단했다. 즉, 백인이라는 ‘주류’와 나이 많은 ‘꼰대’ 이미지에 더해 미투까지 합세하면, 바이든의 대선 가도가 조기에 마무리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인터넷매체 복스도 “젊은 층과 여성들이 주도하는 민주당을 구세대인 바이든이 대표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