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상용화 핵심은 SW…韓에서도 오픈AI 같은 기업 나와야"

백한희 IBM 퀀텀 일본 사업총괄본부장 인터뷰
초전도 큐비트 아키텍처 개척한 세계적 석학
"韓 하드웨어 넘어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 투자해야"
"좋은 SW 있어야 하드웨어도 빛나, 인력 양성도 필요"
  • 등록 2024-11-05 오전 5:34:43

    수정 2024-11-05 오전 5:34:43

[이데일리 김가은 기자] “정부가 지난 5년 동안 양자 관련 하드웨어(HW)에 더 많이 투자한 것 같습니다. 이제는 소프트웨어(SW)나 애플리케이션, 알고리즘에 투자해 균형을 맞춰야 합니다”

IBM 퀀텀 일본 사업총괄본부장인 백한희 박사는 전 세계 양자패권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정부가 SW, 알고리즘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백한희 박사는 양자컴퓨터 상용화를 가로막는 초창기 난제를 해결한 전문가입니다.

백한희 IBM 퀀텀 일본 사업총괄본부장(사진=IBM)
IBM 선임 연구 과학자이기도 한 백 박사는 올해 일본으로 옮겨 IBM 양자 연구팀을 이끌고 있습니다. 지난 2021년 백 박사는 초전도 양자 컴퓨팅의 상용화를 앞당긴 새로운 초전도 큐비트 아키텍처를 개척한 공로로 미국 물리학회 석학회원(펠로우)로 선정됐습니다. 펠로우는 5만명에 달하는 미국 물리학회 회원 중 학술업적이 탁월한 0.5%의 석학에게만 주어집니다.

그는 한국에서 오픈AI와 같은 기업이 나올 수 있도록 정부가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백 박사는 “일본은 자체적으로 양자컴퓨터 HW를 만들지만 해외에서 양자컴퓨팅 서비스는 들여온다”며 “HW와 양자 정보 과학, SW, 알고리즘,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골고루 균형 맞춘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일본 정부가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우리나라가 양자분야에서 존재감을 발휘하려면 인력 양성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백 박사는 “한국은 양자 정보 과학이나 알고리즘, SW, 애플리케이션 관련 인력이 많지 않고 대부분 HW 인력에 쏠려 있다”며 “양자 정보 과학이나 알고리즘 SW 애플리케이션 인력이 없으면 아무리 HW가 있더라도 과학 분야 발전이나 기술 개발, 기업 활용이나 산업 발전, 경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양자 컴퓨팅 관련 전공자들이 대학이나 대학원을 졸업해도 갈 수 있는 기업, 대학, 연구소가 많지 않고, 기업이나 대학, 연구소는 반대로 인력이 부족해 인력 양성이 어렵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며 “미국과 일본 정부는 인재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수십년 전부터 많은 투자를 해왔고, 국가 연구소를 만들어 인재들을 적극 활용하는 점을 참고했으면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끝으로 그는 “IBM은 오는 2029년에 1억 게이트(소수 큐비트에서 작동하는 기본 양자 회로) 규모로 양자 오류 수정이 가능한 수백 큐비트급 양자컴퓨터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한국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100 큐비트 이상의 IBM 양자 컴퓨터를 도입해 설치할 예정인 가운데 한국에서도 양자 분야를 적극 지원해 미래기술로 키워나갔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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