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올해 사모펀드(PEF)가 국내 도입 20년째를 맞이한 가운데 사모펀드를 바라보는 국민들 시각은 여전히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산업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봤다.
23일 이데일리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18~19일 전국 만 18세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를 실시한 결과를 보면, 전체 응답자 중 57.5%는 사모펀드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답변했다. 반면 긍정적이라고 평가한 응답자는 21.9%에 불과했다. 자본시장의 건전성과 기업 밸류를 높이는 긍정적인 효과보단, 기업 경쟁력 약화 및 구조조정 등 각종 사회 문제를 일으킨다는 의견이 더 높게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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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사모펀드의 기업 인수 합병으로 우리나라 산업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질문에 대해선 “부정적”이라는 의견이 58.4%로 “긍정적”이라고 답변한 응답자(19%)대비 3배가량 많았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사모펀드에 대한 불신이 여전한 것은 스스로 자초한 측면이 크다고 지적한다.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 인수 논란부터 ‘단군 이후 최대 금융 사기’로 불리는 라임·옵티머스 사태까지 사모펀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갖기에 충분했다.
최근에는 고려아연을 비롯해 한진칼, 한국앤컴퍼니, 금호석유화학 등 내부 갈등을 겪고 있는 기업들의 틈새를 파고드는 사모펀드들이 늘면서 경영권 분쟁이 격화하는 모양새다. 이 과정에서 기업가치 훼손 및 소액주주 피해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사모펀드의 덩치와 그에 걸맞은 영향력이 커질 대로 커진 만큼, 경영권 방어 수단이 전무한 국내 산업계에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선 금융자본의 산업자본 지배가 적절한지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국민들의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선 사모펀드 스스로도 신뢰도를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고 투자 문화도 건전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