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인민은행은 중국 당국에 알리페이와 위챗페이가 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경쟁을 저해하고 있다면서 조사를 요청했다. 공상시보를 비롯한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국무원은 이미 한 달 전부터 알리페이와 위챗페이에 대한 정보 수집에 들어갔다.
물론 규제가 완전히 시작된 것은 아니다. 알리페이의 모회사인 앤트파이낸셜과 위챗페이를 운영하는 텐센트는 공산당 고위 당직자를 상대로 로비를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이제까지 전자결제서비스 회사들을 조사한 적이 없다. 중국 내 중산층이 성장하며 스마트폰이 대중화하면서 중국 정부 역시 신사업을 육성하겠다는 취지로 이들 산업을 오히려 장려했다. 신용카드가 보편화하지 않은 상태에서 위조지폐 문제가 컸던 만큼, 사회적인 문제도 해결할 수 있었다.
중국의 전자 결제시장은 지난해 말 기준 56조2000억위안(9600조원) 수준에 이른다. 2014년 6조위안에서 거의 10배 성장한 수준이다. 그리고 이 중 54%가 알리페이의 몫, 40%가 위챗페이의 몫이다. 핑안그룹의 이첸바오 등이 있지만 규모는 미미하다. 게다가 양사의 사용자 수 역시 9억명과 8억명에 이른다.
중국 정부의 입장 변화는 곧 상용화할 디지털 화폐 ‘CBDC’의 출시를 앞두고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이강 인민은행 총재는 “적극적, 안정적으로 법정 디지털 화폐 연구개발을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적극적’이란 표현에 일각에서는 인민은행이 CBDC를 올해 중 본격 상용화할 것이란 관측이 커지고 있다.
CBDC는 전자 지갑을 만들어 스마트폰을 통해 예금 인출이나 송금, 결제 등을 하는 시스템이다. 우선 중국 내 현금 결제에 주로 사용될 예정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무역 결제, 해외 송금 등으로도 용처를 확대할 계획이다. 달러의 위상에 위안화가 직접 도전하기는 힘든 만큼, CBDC라는 우회경로를 찾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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