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제친 중국산 후판..믿을 건 반덤핑 관세 뿐

작년 중국산 후판 수입량 137.9만t..8년래 최고
中 수입비중 58%→66%..일본산 물량도 넘어
조선업 호조에도 불구 내수 판매량 3년째 감소
산업부 반덤핑 예비조사 결과 3월로 미뤄질 듯
  • 등록 2025-01-08 오전 6:00:00

    수정 2025-01-08 오전 6:00:00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로 수입된 중국산 후판이 8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철강업계에서는 밀려드는 중국산 수입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반덤핑 관세 부과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7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산 후판 수입량은 137만9000톤(t)으로 전년대비 5.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6년 183만6000t을 기록한 이후 최대치이다.

중국산 후판 수입량은 지난 2023년부터 이미 일본산을 제쳤다. 한때 높은 품질과 엔화 약세를 등에 업고 조선용 후판 시장을 잠식했던 일본산 후판을 저렴한 중국산이 밀어낸 것이다. 중국산 수입 비중은 2023년 57.6%에서 65.6%로 더 늘어났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여전히 국내산 후판 가격은 수입산을 웃돌고 있다. 현재 후판 수입가격은 t당 78만원 수준인 반면 국내산 유통 가격은 91만원에 이른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렇다보니 국내 조선업체들의 최근 수주 호조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철강업계의 국내 후판 판매는 2021년 693만2000t을 기록한 이후 2022년 644만t, 2023년 633만3000t, 2024년(1~11월) 539만1000t으로 3년 연속 감소세다.

철강업계에서는 현재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가 진행 중인 반덤핑(AD) 조사 결과만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 7월 중국산 후판을 대상으로 반덤핑 조사를 신청했다. 산업부는 약 2개월간 검토를 거쳐 지난 10월부터 조사에 착수했고 이르면 이달 중 예비조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최근 불안정한 국내 정세 영향으로 조사 기간이 더 길어지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3월 중 예비조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수입산 철강제품에 대해 사실상 무관세를 적용 중이지만 봉형강류 H형강에 대해서는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지난 2014년 5월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중국산 H형강에 대해 반덤핑 제소를 했고, 이듬해 5월 최종판정이 내려지면서 현재 28.23~32.72%의 반덤핑 관세율을 부과하고 있다. 반덤핑 관세 조치 이후 시장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14~2015년 수입산 H형강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90% 이상이었는데, 2016~2018년 그 비중이 빠르게 감소했다”며 “H형강 사례를 볼 때 반덤핑 관세율 조치가 이뤄진다면 해당 수입산에 대한 수입 억제 효과는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더욱이 업계에서는 저가 수입산 철강재로 국내 철강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이 줄어들고 중장기적으로 수입산 의존도가 커질 경우 관련 업계 리스크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한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관세 장벽을 세우고 있는 마당에 보호 장벽이 없다면 중국 저가 물량 공세는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며 “이는 생존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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