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웨어러블 로봇 우수성 증명···한국 선수단 '사이배슬론 대회' 금메달

공경철 KAIST 교수팀, 세계 1·3위 석권
김병욱 선수 금메달, 이주현 선수 동메달 차지
  • 등록 2020-11-15 오전 10:17:08

    수정 2020-11-15 오후 3:59:59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산 웨어러블 로봇을 입고 한국 선수들이 국제 대회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각각 차지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공경철 기계공학과 교수가 이끄는 팀 엔젤로보틱스가 지난 13일 KAIST 대전 본원에서 열린 ‘사이배슬론(Cybathlon) 2020 국제대회’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석권했다고 15일 밝혔다.

금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한 공경철 교수팀의 단체 사진.(사진=한국과학기술원)
사이배슬론 대회는 신체 일부가 불편한 장애인들이 로봇과 같은 생체 공학 보조 장치를 착용하고 실력을 겨루는 국제대회이다. 이번 대회에는 총 6개 종목에서 20개국 53개 팀이 참여했다. 공 교수팀이 출전한 착용형 외골격 종목에는 8개국 소속 12명의 선수가 기량을 겨뤘다. 선수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각 출전 선수들이 속한 전 세계 33개 지역의 경기장에서 그동안 훈련을 통해 완성한 기량을 뽐냈다.

대회에서 김병욱 선수(47세·남)는 소파에서 일어나 컵 쌓기, 장애물 지그재그 통과하기, 험지 걷기, 계단 오르내리기, 옆 경사로 통과, 경사로와 문 통과하기 등 6개 임무를 3분 47초만에 완벽하게 수행하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함께 출전한 이주현 선수(20세·여,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1학년)도 모든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데 5분 51초를 기록해 동메달을 획득했다.

대회에서 선수들이 착용한 워크온슈트4는 KAIST 공경철 교수의 연구팀을 중심으로 엔젤로보틱스, 세브란스 재활병원, 영남대학교, 에스톡스, 재활공학연구소가 협업해 만들고, 산업기술평가관리원을 비롯한 다수 기관의 지원을 받았다.

로봇 기술을 각 선수의 신체 특성과 보행 패턴에 최적화시켜 적용하기 위해 올해 2월 대표 선수 선발 이후 9개월간 최정수 영남대 로봇기계공학과 교수와 우한승 KAIST 기계공학과 박사 후 연구원의 감독 아래 훈련을 진행했다. 이전 모델과 비교해 연속 보행 속도를 8배 이상 높이고 착용자가 느끼는 무게감을 낮췄다.

공경철 교수는 “금메달과 동메달 동시 석권은 하반신 마비 장애인 선수들의 노력과 워크온슈트4에 적용된 로봇 기술이 우수한 덕분”이라며 “아이언맨이 실제 개발된다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먼저 완성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선수들도 대회 수상 소감을 전하며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김병욱 선수는 “4년 전 동메달의 아쉬움을 이번 대회 금메달로 깨끗하게 풀어냈다”며 “공경철 교수님과 여러 연구진이 있었기에 오늘의 결과가 가능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주현 선수도 “순위권에 들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동메달을 따게 되어 기쁘다”며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동안 보고 배운 연구진의 열정을 마음에 교훈으로 간직하고 앞으로 살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공 교수팀은 국제대회 참가용 수트를 개발하고, 엔젤로보틱스를 창업해 착용형 로봇의 상용화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 하지 부분 마비 환자를 위한 보행 재활 훈련 로봇의 의료기기 인증을 마무리하고 세브란스 재활병원 등 실제 치료 현장에 보급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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