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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부터 신규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되는 ‘블랙아웃’ 기간에 돌입했다. 주요 선거 캠프는 8일까지의 여론조사를 토대로 남은 기간 전략을 짜고 있다. 다만 문제는 ‘오락가락’ 여론조사. 조사기관에 따라 심지어 우세 여부 자체가 뒤바뀌는 결과 때문에 후보자는 물론 유권자까지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는 △여론조사 방법의 차이 △낮은 응답률 △드러나지 않는 중도층 영향 등이 실제 결과와의 간극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여론조사 널뛰기가 가장 심한 지역은 대표적으로 서울 구로을과 동작을이다. 조원씨앤아이가 국민일보·CBS 의뢰로 지난 4~5일 조사한 구로을 여론조사(응답률 3.2%, 이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후보 42.5%, 미래통합당 김용태 후보 37.5%, 무소속 강요식 후보 11%로 집계됐다. 하지만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지난 2~4일 조사한 구로을 여론조사(응답률 10.9%)는 윤건영 후보 50.1%, 김용태 후보 27.7%, 강요식 후보 7.3%의 지지도를 기록했다. 종합하면 윤 후보와 강 후보 간 간 차이가 한국리서치 기준 오차범위(±4.4%) 밖인 22.4%포인트에서 조원씨앤아이 기준 오차범위(±4.4%) 내인 5%포인트로 좁혀진 것.
정치 선진국에 비해 응답률 낮아
이 같은 결과를 두고 설왕설래가 계속되고 있다. 가장 큰 차이로는 유·무선 조사 비율이 꼽힌다. 구로을에서 행해진 한국리서치 조사의 경우 유선전화면접 6.0%, 무선전화면접 94% 비율로 조사했다. 반면 조원씨앤아이 조사는 유선ARS 34%, 무선ARS 66% 비율로 조사했다.
최근 여론조사 추세가 유선 비율을 10% 내외로 반영하는 것에 비하면 이례적인 것. 선거 여론조사는 주로 주간에 이뤄진다. 이 때문에 유선 여론조사 응답자는 자영업자·주부·노인을 포함한 무직자가 높고, 상대적으로 보수성향 여론이 높게 나온다는 분석이다.
다만 여론조사는 여론조사다. 지난 20대 총선 서울 종로만 봐도 당시 정세균 민주당 후보는 오세훈 새누리당 후보에 최대 17.3%포인트 차(코리아리서치 시행, 2016년 3월 20~23일 조사)로 밀렸다. 하지만 최종결과에서는 정 후보가 12.9%포인트 차의 깜짝 승리를 보이기도 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먼저 여론조사 방법 자체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문제는 응답성향·응답률이다”며 “한국은 정치선진국에 비해 낮은 응답률에, 중도층 표심은 여론조사에 잘 잡히지 않는다. 이 때문에 여론조사 결과가 실제 결과로 나오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