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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가 보도한 `범죄의 재구성`은 다음과 같다.
미국 모기지 시장이 폭락할 것이라 예상했던 폴슨은 지난 2006년~2007년 골드만삭스를 비롯해 월가의 투자은행을 찾아다니며 부실위험성이 큰 모기지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을 만들어줄 것을 의뢰했다.
폴슨의 전략은 투자은행들이 고위험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기초자산으로 부채담보부증권(CDO)을 만들어 판매하면 자신은 해당 CDO의 신용디폴트스왑(CDS)을 매수하는 방식으로 반대 포지션을 취하는 것이었다.
WSJ는 "마침내 골드만삭스와 도이치방크가 공동으로 폴슨이 요구한 것과 같은 CDO 상품을 만들기로 결정하고, 그 과정에서 폴슨&코는 기초자산에 포함될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직접 고르기까지 했다"고 전했다.
이번에 증권거래위원회의 기소로 문제가 된 `Abacus 2007-AC1`이라는 CDO 상품도 그 중 하나라는 것.
여하튼 부실이 커질수록 돈을 버는 데 베팅한 만큼 폴슨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중에서도 사고위험이 매우 큰 악성 모기지가 기초자산에 포함되도록 했다.
결과는 폴슨의 예측대로였다. 골드만삭스의 CDO가 판매되고서 몇달만에 모기지 시장의 부실 심화로 CDO 가치는 급락했고 폴슨은 떼 돈을 벌 수 있었다.
고소장에 따르면 해당 CDO를 매입한 투자자는 10억달러가 넘는 손실을 입었고 반대 포지션을 취했던 폴슨&코는 고스란히 그 돈을 챙겼다. 골드만삭스 역시 도박판을 마련해준 명목으로 폴슨&코로부터 1600만달러에 달하는 수수료 수입을 올릴 수 있었다.
사기극의 중심에 섰던 폴슨이지만 이번 고소 대상에는 빠졌다. SEC는 문제가 된 상품의 대표는 골드만삭스였지 폴슨이 아니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전 세계 금융시장에 사상자가 속출하던 시절, 폴슨은 200억달러가 넘는 수익을 올리며 그 이름을 전 세계에 알렸던 인물이다. ☞`200억불의 사나이가 전하는 8가지 교훈` 기사 참고
모기지발 금융대란을 예견하고 과감한 투자를 감행했다는 점에서 폴슨의 투자감각은 높이 살만하지만 '돈을 버는 과정이 추잡했다`는 비난은 면할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