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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 배기철 한국당 후보가 빨간색 점퍼 차림으로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이재만 한국당 전 최고위원으로부터 마이크를 넘겨받은 배 후보는 “문재인 정권 1년, 바른미래당 동구청장 4년간 살림살이가 나아졌느냐” 물으며 상대 후보를 비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두 차례 동구청장을 지낸 바 있다. 이어 “서민과 자영업자, 소상공인을 위한 당은 한국당”이라며 시장경제를 활성화할 적임자는 행정 전문가인 자신임을 역설했다. 배 후보는 동구 부구청장 출신이다.
비슷한 시각 도착한 서재헌 민주당 후보는 시장에 안으로 들어가 약 30분간 상인들과 직접 부대끼는 저인망식 유세전략을 보였다. 차량도 배 후보와 달리 시장으로부터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 세워두고 연설도 간소화했다. 공식 선거운동기간 소음으로 불편을 호소하는 상인들을 배려한 결정이다. 만 39세의 서 후보는 “배운 대로 동구 주민을 섬기는 구청장이 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곁은 지킨 이승천 전(前) 국회의장 정무수석은 서 후보를 젊고 패기 있는 후보로 치켜세웠다.
가장 늦게 나타난 강대식 바른미래당 후보는 시의원 구의원 후보들과 횡단보도 한가운데 늘어서 큰 절을 올리며 유세를 시작했다. 강 후보는 “동구에 온 나그네는 길을 묻지만 진정한 리더는 길을 연다”며 지난 4년간 업적을 일일이 열거했다. 동구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임을 강조한 것이다. 또 “구청장 한 사람 힘으로는 택도(어림) 없다”며 대구 사투리로 ‘마카다(전부) 3번’을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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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후보가 배 후보를 오차 범위 밖인 8%포인트 앞섰지만 이른바 ‘샤이 보수’ 현상을 감안하면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홍준표 한국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미래당 대표 대리전 양상으로 보수표가 분산돼 서 후보가 어부지리 격 1위에 올라 막판에 민주당 후보 비토 여론이 커질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이에 서 후보는 “1위를 차지한 여론조사결과에 안주하지 않고 단독 과반 내지 최소 45%를 득표할 것”이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반면 배 후보와 강 후보는 “바닥 민심은 여론조사 결과와 다르다. 남은 기간 묵묵히 최선을 다하겠다”며 자신들의 승리를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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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들, 연설에 귀 기울여…“장사에 방해” 불만도
실제로 시장에서 만난 상인들은 지지후보가 제각각이었다.
손녀와 함께 마실 나온 강모(68·여)씨는 “대구는 우짜도 한나라당(현 한국당) 후보가 되는 게 순리요”라고 했다. 배 후보 유세차량 앞을 지나가며 창문을 내려 화이팅을 외치는 지지자도 눈길을 끌었다.
차도까지 내려가 강 후보를 기다린 유모(59)씨는 “구청장은 함 해본 강대식이를 밀어줄라캅니다”라며 “시장도 유승민당에서 나온 3번 찍을라꼬요”라고 했다. 강 후보는 현역 프리미엄을 톡톡히 누리는 듯 했다. 경로당에 본 적이 있다고 먼저 아는 체하는 노인들이 제법 있었다.
한편 일부 상인들은 유세차량이 통행을 막는 바람에 하루 벌어 먹고 사는데 공칠까 걱정이 든다며 선거철마다 어쩔 수 없이 듣게 되는 흰소리에 아예 기권할 요량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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