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親트럼프 행보 지속…“페이스북에서 팩트체킹 폐지”

공화당 인사 조엘 카플란 주도
'이민·성별' 등 이슈도 검열 중단
  • 등록 2025-01-08 오전 6:23:57

    수정 2025-01-08 오전 6:23:57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책임자(CEO)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AFP]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을 운영하는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메타 플랫폼에서 제3자 팩트체킹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일론 머스크가 소유한 엑스(X, 옛 트위터)가 사용하는 ‘커뮤니티 노트’ 모델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정치 콘텐츠를 부활시키고 이민과 성별과 같은 주제에 대해서도 규제를 철회했다.

저커버그 CEO는 이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너무 많은 실수를 하고 지나친 검열을 하고 있다”며 “최근 선거는 표현의 자유를 다시 한 번 우선시해야 한다는 문화적 전환점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우리의 뿌리로 돌아가 실수를 줄이고, 우리의 정책을 단순화하고, 우리의 플랫폼에서 표현의 자유를 회복하는 데 집중하려 한다”고 밝혔다.

저커버그 CEO는 좀 더 구체적으로 우리는 우선 미국에서 펙트체커(팩트체크 담당자 또는 기능)를 없앨 것이며, 그것을 엑스(X·옛 트위터)의 ‘커뮤니티 노트’와 유사한 것으로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커뮤니티 노트는 엑스에 올라온 콘텐츠에 대해 사용자들이 의견을 달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엑스가 가짜뉴스 대응 차원에서 만든 기능이다.

저커버그 CEO는 그동안 자사 플랫폼에 올라온 콘텐츠의 사실관계를 점검해온 팩트체커들이 “정치적으로 너무 편향됐고, 우리에 대한 신뢰를 창출하기보다는 망가뜨렸다”고 주장했다.

메타는 이민과 성별과 같은 주제에 대해서도 검열하지 않고 불법적이거나 중대한 위반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정책 집행 방식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또한 콘텐츠 신뢰 및 안전팀과 콘텐츠 관리팀을 민주당 성향의 캘리포니아에서 공화당 성향의 텍사스로 이전하기로 했다.

저커버그 CEO는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협력해 전 세계적으로 검열을 요구하는 정부들에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메타의 방침은 최근 메타의 글로벌 정책 책임자로 임명된 조엘 카플란이 주도했다. 그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행정부에서 백악관 부비서실장을 역임한 공화당 인사로 트럼프 당선인 및 공화당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카플란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X의 커뮤니티 노트 시스템이 정말 잘 작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TV에서 말할 수 있는 것을 의회에서 말할 수 있도록 말하고 싶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저커버그 CEO의 발표를 칭찬했다. 그는 이날 마라라고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메타의 발표가 기대에 부응했느냐는 질문에 “아마도”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메타와 페이스북은 큰 발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한때 트럼프 당선인과 ‘견원’의 관계였던 저커버그 CEO는 최근 관계 회복을 열렬히 구애하고 있다. 그는 최근 UFC CEO이자 트럼프 당선인의 오랜 친구인 다나 화이트를 이사회에 영입하고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에 100만달러를 기부하며 협력의 의지를 보였다. 저커버그 CEO가 마라라고를 방문, 트럼프 당선인을 직접 만나기도 했다.

반면 직원들의 반발은 커지고 있다. CNBC에 따르면 많은 메타 직원들은 사내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인 워크플레이스를 통해 회사의 새로운 콘텐츠 정책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한 직원은 “플랫폼을 안전하고 존중받는 공간으로 유지하려는 의무를 스스로 포기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고, 일부는 이번 정책 변화가 이민, 성별 정체성 등 민감한 주제에 대한 혐오 발언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일부 의원들은 커뮤니티 노트 모델이 현실에 더 적합한 것이라며 찬성하기도 했다. 페이스북은 사내 게시판에서 화이트에 관련된 개인사나 게시글을 삭제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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