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특허권 빼돌리기' 논란 툴젠… 테슬라 상장 물 건너 가나

김 전 대표, 유전자 가위 원천 기술 빼돌렸다는 의혹
기업 핵심 가치 소유권 문제로 테슬라 상장 어려울 수도
100억 투자한 VC "당혹스럽다", 거래소 "사실여부 확인중"
  • 등록 2018-09-11 오전 7:41:10

    수정 2018-09-11 오전 7:41:10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테슬라 요건’을 이용해 코스닥 시장 이전 상장을 추진 중인 툴젠이 ‘특허권 빼돌리기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 의혹으로 연내 이전 상장을 목표로 하던 툴젠의 계획이 차질을 빚는 것은 물론 최악의 경우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면서 툴젠에 투자했던 투자가들 또한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1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넥스시장에서 툴젠의 종가는 10만6600원을 기록했다. 특허권 빼돌리기 논란이 불거지며 장 시작 이후 지난 7일 대비 가격제한폭인 15%까지 급락한 툴젠의 주가는 결국 장 마감까지 반등세를 보이지 못했다.

툴젠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원천특허를 기반으로 인간 치료제 및 동·식물 개발, 육종 분야 등에서 연구와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바이오 기업으로 김진수 전(前) 대표가 지난 1999년 설립했다. 툴젠이 보유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은 유전자교정 기술의 핵심 도구로 세포 내 특정 유전정보를 선택적으로 교정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해당기술은 생명 과학 분야에서 폭넓게 사용 중이다.

툴젠은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원천 기술로 성장성을 인정받았다. 이에 따라 LB인베스트먼트는 물론 KTB네트워크, 인터베스트 등 국내 VC들로부터 1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툴젠은 해당 기술을 바탕으로 현재 ‘테슬라 요건’을 통해 코넥스 시장에서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 상장을 준비 중이다. 테슬라 요건은 상장 요건에 미달되지만 상장주관사가 추천하는 기업에 한해서 상장 기회를 주는 특례상장제도다.

문제는 툴젠의 유전자 가위 원천 기술이 김 전 교수가 빼돌렸다는 의혹이 불거졌다는 것. 관련 업게에서는 김 전 대표가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던 당시 동료들과 함께 개발한 유전자가위 원천기술을 최대주주인 회사 툴젠으로 빼돌렸는 의혹이 제기됐다. 기업가치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유전자 가위 기술의 소유권이 툴젠이 아닌 서울대 산학협력단에 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툴젠 입장에선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당장 연내 이전 상장을 한다는 목표에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해당 보도의 사실 여부에 대해 확인 중”이라며 “상장심사 일정과 상장 여부에 대해서는 해당 의혹이 진위가 가려진 후에 진행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테슬라 요건을 이용해 이전 상장을 추진한 만큼 툴젠의 유전자 가위 원천 기술 보유 여부가 중요한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상장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커지자 툴젠도 공식 대응에 나섰다. 툴젠은 자사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서울대 측에 정당한 대가를 지불했으며 특허 빼돌리기가 아니라며 의혹을 일절 부인했다. 툴젠 관계자는 “툴젠은 서울대와 지난 2012년 11월 20일에 지분양도계약을 체결하여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에 핵심적인 첫번째 특허를 이전 받았다”며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서울대 몰래 단독으로 특허 출원을 한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툴젠에 투자를 진행했던 VC들 역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코스닥 이전 상장으로 툴젠의 기업 가치가 높아지면 투자회수(엑시트)를 진행하려고 했던 VC들로서는 때 아닌 복병을 만난 셈이기 때문이다. 툴젠에 투자를 집행했던 한 VC 업계 관계자는 “갑작스런 의혹 제기로 툴젠의 주가가 급락해 당황스럽다”면서도 “투자가로서 툴젠의 공식 입장을 믿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툴젠 공식 홈페이지에 기재된 ‘특허권 뺴돌리기’ 논란에 대한 툴젠의 입장문 일부분(출처=툴젠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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