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가족 측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재판부의 기각 사유 중 한 부분을 가리켜 “최근 본 문장 중 가장 황당하다”고 했다.
해당 사유는 “한 사람의 집은 그의 성채인데 비록 범죄 혐의라 할지라도 주거의 평온 보호에 예외를 둘 수 없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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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1시50분께 공항철도 서울역 1층에서 30대 여성의 얼굴 등을 때려 상처를 입히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철도특별사법경찰대는 경찰과 함께 지난 2일 이씨를 서울 동작구 자택에서 긴급체포한 뒤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재판부는 “수사기관은 인근 CCTV 영상과 주민 탐문 등을 통해 피의자의 성명, 주거지, 휴대전화 번호를 파악한 뒤 피의자의 주거지를 찾아가 초인종을 누르고 문을 두드리며 전화를 걸었으나 반응을 보이지 않자 강제로 출입문을 개방해 주거지로 들어간 뒤 잠을 자던 피의자를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과정이 위법한 체포였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 ‘주거에 대한 압수나 수색을 할 때는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해야 한다’는 헌법상의 영장주의 원칙을 거론하며 “긴급체포 제도는 영장주의 원칙에 대한 예외인 만큼 형사소송법이 규정하는 요건을 모두 갖춘 경우에 한해 허용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긴급체포는 피의자가 사형·무기 또는 장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 영장 없이 피의자를 체포하는 절차다.
이러한 재판부의 결정에 철도경찰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철도경찰 관계자는 “체포 영장을 받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데다, 이 씨가 연락을 받지 않아 긴급 체포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또 “당시 검사의 지휘도 받았었다”며, “왜 가해자를 잡지 못했느냐는 여론의 압박도 고려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이씨의 추가 범행 등에 대한 조사에 차질이 예상되는 가운데, 철도경찰은 그의 신병 처리 방향을 다시 논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