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모델 있었던 성공 방정식, 요즘은 나다운 방식 따로 있어" [2024 W페스타]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
2025년 중요 키워드는 '원포인트업'
"실천가능한 한가지씩 업그레이드가 유행될 것"
  • 등록 2024-09-27 오전 5:45:00

    수정 2024-09-27 오전 5:45:00

[이데일리 김아름 기자] “예전에는 롤모델이 중요했고 모두의 성공 방정식이 같았죠. 일반화된 법칙 같은 성공코드가 있었는데 요즘 성공의 길은 각자 다른 나다운 방식이 따로 있습니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내달 2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에서 열리는 ‘제13회 이데일리 W페스타’를 앞두고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2009년부터 매년 출간하는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로 매해 새로운 소비문화를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하고 있다. 17년째 사회에 화두를 던지며 트렌드 흐름을 잡아내는 김 교수가 꼽은 2025년의 중요 키워드는 ‘원포인트업’(One point-up)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하나의 포인트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과거에는 자신을 총체적으로 바꾸려는 노력을 했다면 이제는 그게 아니고 딱 한가지만이라도 성장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실천 가능한 단기간에 한 가지를 목표해서 이루면 그 다음 목표를 이뤄내는 식으로 원포인트씩 살짝 달라지는 게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나를 완전히 바꾸지 않고 지키면서도 원포인트씩 성장해나가는 것”이라며 “나에 걸맞는 성공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중요해진 것 같다”고 부연했다.

김 교수는 ‘나다움’에 대해 ‘타인의 규범에 구애받지 않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평소 그의 책과 논문을 학습시켜 가상공간에 디지털 트윈을 만들었다는 김 교수는 ‘김난도 GPT’에 나다움이 무엇인지를 물었더니 이같은 답변이 돌아왔다고 했다.

그는 “우리 사회는 특히 주변의 기대와 비교가 많은 사회”라며 “부모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고 커가면서 사회 규범, 역할규범이 강한 사회”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사회에서 나답게 살려면 고민이 많아질 수 있다”며 “타인이나 사회적인 기대보다 자신의 가치에 따라 살 수 있는 삶이 나다운 삶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 자신도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기 보다는 나다운 삶을 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고 했다.

그는 “주어진 일을 그저 수행하는 것보다 내가 가진 가능성을 가장 잘 실천할 수 있는 일을 하고 내 정체성에 맞는 일을 하자는 게 내 생각”이라며 “살아오면서 진로를 많이 바꿨다. 학부에서는 법학을 전공했지만 석·박사는 행정학으로 진로를 틀었고 지금은 소비자학 교수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 안에서 트렌드 연구를 시작했다”며 “당시 사람들이 잘나간다고 하는 영역보다는 내가 더 잘할 수 있고 앞으로 내가 성장할 수 있는 영역을 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인생의 고비마다 의사결정을 할 때 주저하지 않았다”며 “이 순간에도 더 나답게 성장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드라마틱하게 방향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회와 주변사람들의 기대와 자신의 ‘나다움’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 상황에서도 ‘원포인트업’을 적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내가 하고 싶은 일과 사회에서 요구하는 기대가 다를 때 갈등이 생긴다”며 “이 때 큰 변화를 주기보다는 조금씩 바꿔보라고 조언하고 싶다”고 했다. 예를 들어 ‘재즈가수가 되겠다’며 잘 다니던 회사를 갑자기 그만두기보다는 주말만이라도 어디 작은 무대에서라도 노래를 불러보는 식의 실현 가능한 한가지씩 실천해 나가는 것.

김 교수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할 수 있는지를 깨닫는 게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단언했다. 그를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역시 ‘원포인트업’이었다. 할 수 있는 부분부터 조금씩 해보라는 조언이다.

김 교수는 “주변에 퇴직한 친구들이 ‘나답다는 게 뭘까’, ‘어떻게 살아야 하나’ 등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욕심내서 많이 바꾸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며 “실천가능한 목표를 찾아서 하나씩 직접 해보면 진짜 나다운 건지 아닌지 답이 떠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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