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교수는 2009년부터 매년 출간하는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로 매해 새로운 소비문화를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하고 있다. 17년째 사회에 화두를 던지며 트렌드 흐름을 잡아내는 김 교수가 꼽은 2025년의 중요 키워드는 ‘원포인트업’(One point-up)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하나의 포인트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과거에는 자신을 총체적으로 바꾸려는 노력을 했다면 이제는 그게 아니고 딱 한가지만이라도 성장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실천 가능한 단기간에 한 가지를 목표해서 이루면 그 다음 목표를 이뤄내는 식으로 원포인트씩 살짝 달라지는 게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나를 완전히 바꾸지 않고 지키면서도 원포인트씩 성장해나가는 것”이라며 “나에 걸맞는 성공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중요해진 것 같다”고 부연했다.
그는 “우리 사회는 특히 주변의 기대와 비교가 많은 사회”라며 “부모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고 커가면서 사회 규범, 역할규범이 강한 사회”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사회에서 나답게 살려면 고민이 많아질 수 있다”며 “타인이나 사회적인 기대보다 자신의 가치에 따라 살 수 있는 삶이 나다운 삶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 자신도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기 보다는 나다운 삶을 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고 했다.
그는 “주어진 일을 그저 수행하는 것보다 내가 가진 가능성을 가장 잘 실천할 수 있는 일을 하고 내 정체성에 맞는 일을 하자는 게 내 생각”이라며 “살아오면서 진로를 많이 바꿨다. 학부에서는 법학을 전공했지만 석·박사는 행정학으로 진로를 틀었고 지금은 소비자학 교수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 안에서 트렌드 연구를 시작했다”며 “당시 사람들이 잘나간다고 하는 영역보다는 내가 더 잘할 수 있고 앞으로 내가 성장할 수 있는 영역을 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인생의 고비마다 의사결정을 할 때 주저하지 않았다”며 “이 순간에도 더 나답게 성장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드라마틱하게 방향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할 수 있는지를 깨닫는 게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단언했다. 그를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역시 ‘원포인트업’이었다. 할 수 있는 부분부터 조금씩 해보라는 조언이다.
김 교수는 “주변에 퇴직한 친구들이 ‘나답다는 게 뭘까’, ‘어떻게 살아야 하나’ 등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욕심내서 많이 바꾸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며 “실천가능한 목표를 찾아서 하나씩 직접 해보면 진짜 나다운 건지 아닌지 답이 떠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