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1년 반가량 남은 대선 구도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양자대결로 좁혀지고 있다. 두 주자 간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 내로 줄어들었으나 다른 경쟁주자는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현재 구도가 선거 때까지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인 전망이다.
| 이낙연과 이재명의 만남(사진=연합뉴스) |
|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지사가 형성한 지지율 선두 그룹과 후발 주자와의 격차가 여전하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의 의뢰로 지난 21~25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33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를 실시해 지난달 29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이낙연 대표는 22.5%로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1개월 전 8월 조사 대비 2.1%p(포인트) 하락해 최근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이재명 지사는 2위로 차이는 오차범위(±1.9%p) 내로 지난달 1.3%p에 서 1.1%p로 소폭 더 좁혀졌다.
선두 그룹의 이 대표는 호남과 경기·인천, 충청권, 서울, 40대와 50대, 60대, 보수층과 중도층, 노동직과 사무직, 가정주부, 자영업에서 하락했고, 70세 이상, 무직과 학생에서는 상승했다. 이 지사는 3개월 연속 상승세는 멈췄으나, 20%대는 이어가며 1위와의 격차를 오차범위 내에 유지했다. 이 지사는 충청권과 서울, 경기·인천, 18~29세와 30대, 60대, 70세 이상, 중도층과 보수층, 자영업과 학생, 무직에서 하락했고, 40대, 진보층, 사무직에서는 상승했다.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지사의 양자 대결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 생각하는 정치권 인사는 적다. 역대 대권레이스에서 1년 반전 경쟁구도가 선거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매우 적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19대 대선의 1년 반 전에는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가 가장 지지율이 높았다. 하지만 20대 총선 당시 보수진영의 공천 파동을 상징하는 ‘옥새런’ 사건으로 친박계와 갈등했다.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태를 거치며 문재인 대통령이 대권을 잡았다. 18대 대선 때는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유력한 후보였으며 민주당 후보로 나선 문재인 당시 변호사는 이름이 제대로 거론되지도 않았다.
정치권에서는 현재의 대권 구도가 남은 기간 동안 충분히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특히 반 년가량 남은 내년 4월 재보궐 선거와 코로나19 관련 대응 등이 주요 변수다. 특히 이 대표는 추미애 장관 사태와 북한군에 의한 공무원 피살 사건 등으로 야권의 주요 표적이 된 만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지지율 추이도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
또렷한 후보가 없는 야권이 어떻게 움직이느냐도 변수다. 대선이 가까워져 야권 단일후보가 추려지면 보수층이 결집해 선두 그룹을 위협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현재는 양자대결에 치여 야권 주자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 정도가 간신히 10% 대를 유지하며 3위를 차지한 정도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이 뒤를 잇고 있으나 아직은 유의미한 지지율을 얻지 못하고 있다.
야권에서는 추석 연휴가 지난 후에는 야권 후보들이 본격적인 레이스에 뛰어들 것이라 전망한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차기 대선 1년 반(11월)에는 주자들이 자기표현을 해야 하지 않겠나”라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