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쉬만의 솔직함, K뷰티 뚫고 한국 안착…생산시설 구축도 검토"

러쉬 공동 창립자 로웨나 버드 인터뷰
"자연서 얻은 원재료, 제조국가·일자도 공개"
"향기 이어 이념으로 소비자 저격…매장 직원 100점"
  • 등록 2025-01-16 오전 7:00:00

    수정 2025-01-16 오전 7:04:09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시장 트렌드와 소비자의 소비 패턴·가치관에 민감하게 반응해 이를 브랜드와 제품에 즉각 투영하는 속도감, 마케팅, 기획력 등만 봐도 K뷰티의 역량을 체감합니다. 한국은 K뷰티뿐 아니라 좋은 걸 극대화하고 한국만의 독보성(edge)을 가미하는 ‘K화’ 역량이 뛰어나죠.”

핸드메이드 화장품으로 알려진 러쉬(LUSH)를 공동 창립한 로웨나 버드(Rowena Bird) 제품 개발자는 15일 서울 성동구 러쉬 성수점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는 K뷰티의 매력으로 ‘가성비 전략’을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로웨나 버드 러쉬 공동 창립자 겸 제품 개발자가 15일 서울 성동구 러쉬 성수점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러쉬코리아)
버드 공동 창립자는 세계 시장에서 K뷰티의 성장 배경을 한국 시장에서 찾았다. 그는 “한국 시장은 소비자의 영향력이 막강하다”며 “똑똑한 소비자가 유연하고 고도로 발달한 시장을 만들고, 또 그 시장이 소비자로 하여금 더 뾰족한 관점을 갖게 해 건강한 소비 문화와 흐름이 생긴다”고 분석했다.

세계 화장품 신흥강자로 떠오른 우리나라에서 러쉬는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24회계연도 기준 러쉬코리아 매출액은 1182억원으로 러쉬가 진출한 52개국 가운데 세 번째로 크다. 그 비결로 버드 공동 창립자는 러쉬만의 ‘솔직함’(honesty)에 주목했다.

러쉬는 자연에서 얻은 원재료를 사용해 모든 제품을 손으로 만들 뿐 아니라 원재료와 제품을 제조한 나라와 일자까지 투명하게 공개한다. 환경을 고려해 최소한의 포장재와 보존제를 활용한다. 러쉬가 고체(naked) 제품을 늘리는 이유 역시 별도의 포장재가 필요없기 때문이다.

버드 공동 창립자는 “러쉬코리아 설립 초창기 한국 화장품 시장에서 볼 수 없던 모양·색감, 특색 있는 향기가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았을 것”이라며 “시간이 흐르며 가치소비와 클린·비건뷰티가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진정성 있는 가치를 전하는 러쉬 이념이 또 한 번 한국 소비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갔을 것”이라고 봤다.

외향형 직원만 모인 것으로 이름난 러쉬 매장 역시 매력적이라고 버드 공동 창립자는 강조했다. 그는 “영국 러쉬 본사에서 한국 54개 매장에 미스터리 쇼퍼를 파견해 고객에게 제품을 얼마나 잘 소개하는지 ‘컨설테이션’ 능력을 보는데 지금까지 진행된 30개 매장 모두 100점 만점”이라며 “특색 있는 직원들이 러쉬를 완성하고 있다”고 했다.

러쉬는 한국에도 전 제품을 제조할 수 있는 ‘키친’, 즉 생산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본사인 영국 외에 독일·크로아티아·호주·일본·캐나다만이 자국 내 키친을 보유했고 한국에선 마스크 팩 등 일부 제품만 생산된다.

버드 공동 창립자는 “탄소발자국을 줄이고 신선한 제품을 최소한의 보존제로 고객에게 전달한다는 측면에서 한국 현지 생산이 이상적이고 실제 한국에 키친을 만들 계획이 있다”면서도 “러쉬만의 대외비 레시피가 들어간 포뮬라 정보가 유출될 위험이 있어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은 러쉬의 역사와 가치를 상기(remind)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되짚는 차원에서 방한했다. 러쉬는 ‘채러티 팟’ 등 프로젝트로 지난해 누적 1700억원가량을 기부한 데 이어 올해 핵심 지역과 종을 보호하는 키스톤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부가세를 제외한 판매 수익금 전액을 기부하는 내용이다.

버드 공동 창립자는 “그동안 현재에서 더 나빠지지 않게끔 하는 지속가능성에 중점을 뒀다면 이젠 지금보다 더 좋아지는 재생가능성에 할애할 것”이라며 “키스톤 프로젝트로 벌을 비롯해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을 보호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언급했다.

러쉬 공동 창립자인 로웨나 버드 제품 개발자가 15일 서울 성동구 러쉬 성수점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러쉬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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