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체포 집행 소식에 보수 단체의 관저 앞 시위가 한창이던 지난 1일, 4세 아이 손을 잡고 인근 도로에서 420번 버스를 기다리던 40대 여성 김모씨는 버스에 타기 전까지 안절부절못하며 가슴을 졸였다. 집회 규모가 불어나며 시위대가 버스 정거장을 가로막자 시민들이 도로 가운데로 나와서 버스를 타야 했던 탓이다. 김씨는 “애랑 같이 (버스를) 기다리는데 차들이 빨리 지나가서 불안하다”며 “집회도 집회지만 우리 같은 일반 시민들 안전도 좀 신경 써 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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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실시간 도시 데이터에 따르면, 오전 12시20분 기준 사랑제일교회의 전국 주일 예배가 열린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일대에는 주최 측 추산 신도 약 1만명이 모였다. 이 일로 주변 도로의 차량은 시속 4~11㎞ 수준으로 느리게 움직였다. 같은 날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일대 역시 경찰이 집회 참가자 간의 충돌을 막고자 철제 펜스로 인도와 차도 일부를 막고 통제하면서 보행자들이 거북이걸음으로 이동했다. 새벽부터 내린 눈 때문에 서울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되면서 정체된 차량이 긴 줄을 만들기도 했다.
이날 이데일리가 방문한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일대에서는 체포 찬·반 집회 참가자들이 오전에 내린 함박눈을 치우고 있었다. 길목마다 세워진 철제 펜스와 육교 계단 앞에는 집회 참가자들이 서서 “우회하라”고 안내했다. 이 일로 일부 시민은 “눈까지 오는데 길마저 막혀서 돌아가야 한다”며 불평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 집행 가능성이 점쳐진 지난 1에도 윤 대통령 지지층인 일명 ‘태극기 부대’가 체포를 막기 위해 대통령 관저 앞으로 몰려들었다. 이들은 관저 앞 도로를 지나가는 버스 정류장까지 둘러싸며 관저 인근 편도 4차선 도로 중 2개 차선이 통제됐다. 이로 인해 인근 버스 정거장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도로변으로 나와 달리는 차들을 피하며 버스를 기다렸다.
시위가 더욱 격화된 지난 2일에는 해당 정류장이 ‘전면 봉쇄’ 되며 시민들의 불편은 더 커졌다. 2일 오후 12시부터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한남동 관저 일대 도로에 결집하며 차선을 가득 메우자 경찰은 안전상의 이유로 정거장을 임시 폐쇄했다. 경찰은 수십 대의 경찰 버스를 동원해 이중으로 차벽을 만들었다. 이 때문에 편도 3개 차선이 모두 통제되며 한 개 차선으로 모든 차량이 통과해야 했다.
집회는 인근 시민의 안전뿐 아니라 교통체증을 유발해 서울 시민들의 시간까지 앗아가고 있다. 2일 오후 강남에서 강북으로 향하는 버스를 탄 이모(28)씨는 “동대문구 집으로 가는 퇴근길에 올랐는데 아무것도 모른 채로 탔다가 2시간 동안 꼼짝없이 기다렸다”고 전했다. 이씨는 “평소라면 30분 정도 만에 갈 길인데 차가 움직이질 않아서 집에 도착하니 9시가 다 됐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는 교통안전을 위한 적극적 인력 지원을 짚으면서 주최 측의 안전한 집회 문화를 함께 강조했다. 최재원 도로교통공단 교수는 “도심지 도로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집회에는 평소보다 조금 과할 정도로 경찰력을 투입해 수신호로 나서야 한다”며 “집회를 주최하는 측에서도 가능한 교통 혼잡 지역을 피해 광장같이 안전한 곳에서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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