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내 책 처음 읽는다면, '작별하지 않는다'부터 추천"

노벨재단, 노벨문학상 발표 후 한강작가와의 전화인터뷰 전문 공개
"한국문학과 함께 자라…모든 작가들이 영감의 원천"
"'채식주의자' 집필 3년 힘들었던 시간이었다"
  • 등록 2024-10-13 오후 12:19:41

    수정 2024-10-13 오후 12:19:41

한강 작가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아시아인 여성 작가, 한국인 작가로는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한강 씨가 “자신의 책을 처음 읽는다면 ‘작별하지 않는다’가 좋겠다”고 말했다.

13일 노벨재단은 노벨문학상 발표 후 한 작가와 한 전화인터뷰 전문을 공개했다. 한 작가는 노벨상 수상 후 전쟁으로 신음하고 있는 세계 비극을 이유로 수상 관련 기자회견을 고사하고 출판사를 통해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는 110글자 분량의 짧은 메시지만 남겼다.

노벨재단과의 전화인터뷰에서 그녀는 자신의 수상에 대해 “아들과 저녁을 먹고 난 후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던 중 지인으로부터 수상소식을 전했다”며 “정말 놀랐고 정말 영광이다”고 말했다.

아들이 어떤 반응을 보였냐는 질문에 “제 아들도 놀랐지만, 이 문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한 작가는 “나는 한국어책과 번역본과 함께 자랐다”면서 “나는 한국문학과 함께 자랐다고 말할 수 있는데, 이 소식이 한국문학 독자와 저의 친구, 작가들에게 좋은 소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어떤 작가가 당신에게 가장 큰 영감을 줬느냐는 질문에는 “모든 작가들이 삶의 의미를 찾고 있다. 때로는 길을 잃고 때로는 결심하고 그들의 모든 노력과 강인함이 나에게 영감이 되었기에 어느 특정 이름을 거론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말괄량이 삐삐’ 시리즈 작가인 스웨덴 동화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으로부터 영감을 받았다고 들었다는 질문에 한강은 “‘사자왕 형제의 모험’ 책을 좋아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인간과 삶, 죽음에 대한 의문을 ‘사자왕 형제의 모험’과 연관지을 수 있었다”면서도 “그(린드그렌)가 내 어린시절에 영감을 준 유일한 작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작가 한강’을 막 알게된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자신의 작품으로는 2021년작 ‘작별하지 않는다’를 비롯해 ‘흰’, ‘채식주의자’를 권했다.

한강은 “가장 최근작인 작별하지 않는다는 인간의 행위에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고 흰은 상당히 자전적인 내용이어서 아주 개인적인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그의 이름을 세계에 알린 작품인 연작소설집 ‘채식주의자’에 대해서는 “3년에 걸쳐 썼는데 그 3년은 여러 이유로 아주 힘든 시간이었다. 그래서 주인공과 그를 둘러싼 인물들의 이미지, 나무와 햇빛, 그리고 모든 것들의 이미지를 찾기 힘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노벨상 수상을 어떻게 축하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술을 마시지 않아서 오늘밤 아들과 차를 마시며 조용히 축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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