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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가족까지 돌보는 흉부외과 의사…전공 외 학술활동 ‘활발’
이해 교수가 치료하는 유전성 대동맥질환은 말판증후군을 포함, 90여개의 유전 인자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지금도 유전 인자는 새롭게 추가되고 있다. 1890년대 말판이라는 의사에 의해 보고된 말판증후군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2000년대 이후 발견됐다. 이해 교수는 “2000년대 이후로 발전한 분자유전학적 진단 기술의 발전으로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Next-Generation Sequencing)’이 등장했고, 유전성 질환의 진단이 정교해지고 신속해졌다”며 “희귀질환에 대한 유전체 분석이 쉬워지면서 말판증후군을 제외한 다른 유전성 대동맥질환의 진단도 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유전성 질환은 평생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오늘 당장 증상이 발현될 수 있다. 때문에 주기적 체크가 반드시 필요하다. 대동맥 박리가 생기면 사망률이 50%가 넘는다. 이러한 초응급 상황에서 수술하는 것보다 주기적인 CT 촬영으로 징후가 보이는 시점에 수술을 진행하면 생존율이 급격히 올라간다.
이 때문에 이해 교수는 환자뿐만 아니라 환자 가족까지 진료를 확대한다. 환자 자녀에게 관련 유전자가 있는지 알아내고, 그 자녀가 성인이 됐을 때 CT 촬영으로 미리 응급 상황 이전에 수술 일정을 잡아 예방적 수술을 진행한다. 그 사이 이 교수는 주기적으로 환자를 상담한다.
관리하면 평균 기대 수명과 차이 없어…환자 선택 돕기 위해 최선
그런 그에게 있어 아직도 풀리지 않는 숙제가 있다. 바로 ‘유전성 질환 환자의 삶을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까’다. 그는 “사실 유전자 검사에 대한 생각은 지금도 양가적인 감정”이라고 했다.
유전성 질환은 발현 시기와 속도를 특정하기 어렵다. 증상이 발현되지 않아 모르고 평생을 살 수도 있다. 물론 응급 상황이 발생하면 이미 조치하기엔 늦은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유전성 질환을 미리 알려줬을 때 환자 혹은 환자 가족이 심적인 타격을 받기도 한다. 그는 “환자가 진단받고 우울증에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그때마다 과학기술이 발달해 너무 많이 알아버려서 생긴 문제라고 생각돼 고민에 빠진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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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유전성 대동맥질환은 산정 특례 적용 대상인만큼 경제적 부담없이 환자들이 적극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산정 특례는 희귀질환자로 확진된 환자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신청하면 환자 본인부담률이 10%로 경감되는 제도다. 그는 “유전성 대동맥질환을 진단받고도 희귀질환이라는 점을 잘 몰라 산정 특례 적용을 받지 못하는 하는 경우가 있다”며 “정부와 의료진이 조금만 더 유전성 대동맥질환에 관심을 둔다면 환자 부담이 조금이라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 이대서울병원 흉부외과 교수 △연세대 의과대학 졸업 △연세대 의과대학 흉부외과 강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흉부외과 임상연구조교수 △연세대 의과대학 흉부외과 임상조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