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제안한 복지, 회사가 들어준다…LG이노텍 문혁수의 소통경영

직원이 만든 익명 소통 채널 ‘이노 보이스’
장애인 가족 복지 제안해 사내 제도 개선
  • 등록 2024-06-10 오전 9:10:53

    수정 2024-06-10 오후 7:21:07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LG이노텍(011070)이 소통 경영에 팔을 걷어붙였다. 직원들이 만든 사내 익명 소통 채널 ‘이노 보이스’를 통해 회사 제도와 관련해 직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적극 실행하는 데 주력하기로 하면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노 보이스는 사무직 대표인 주니어 보드(Junior Board·JB)가 업무 포털에 개설한 소통 창구다. 회사 제도, 업무 환경 등에 관한 의견을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다. 게시글에 ‘공감’·’비공감’ 버튼이 있어 직원들의 관심도를 파악할 수도 있다.

이 게시판은 직원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개설 초기부터 익명으로 운영됐다. 지난해 6월 개설 이후 약 1년간 직원들이 제안한 건수만 1500여 건이 넘는다.

이노 보이스에 올라온 제안은 담당 부서에서 넘겨받아 검토한다. 이후 담당 부서 팀장이 게시글에 직접 검토 결과를 답변한다. 당장 개선이 어려운 제안일 경우 그 이유와 함께 향후 답변일정을 구체적으로 피드백 한다. 현재 검토 진행 중인 70여 건을 제외한 모든 제안이 해결되거나 답변이 완료됐다.

LG이노텍은 사내 익명 소통 채널 ‘이노 보이스’를 소통 경영에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LG이노텍)
직원들이 이노 보이스에 남긴 아이디어가 제도 개선으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장애인 가족을 둔 직원의 치료비 지원을 강화했다. 기존에도 일시적으로 가족의 고액 의료비 지출이 발생한 경우 지원해주는 제도가 있었지만, 소액으로 장기간 지속 발생하는 특수 재활치료비는 지원받을 수 없는 사각 지대에 놓여 있었다. LG이노텍은 직원 제안을 반영해 지원 대상자 선정 시 장애인 특별 가점 항목을 신설하고 의료비 재원 규모도 확대했다.

주니어 보드 대표인 강용민 LG이노텍 책임은 “다니고 싶은 회사를 우리 손으로 만들어 보겠다는 니즈에서 시작된 채널이라 직원들도 책임감을 가지고 참여하고 있다”며 “비판적인 내용이더라도 거르지 않고 있는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경영진도 이노 보이스가 만든 변화에 긍정적이다. 익명 게시판에 대한 우려와 달리 회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나 업무 효율화를 위한 아이디어 등 건설적인 제안이 대부분이다. 표현 방식 역시 성숙하다는 평가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이사. (사진=LG이노텍)
특히 문혁수 LG이노텍 대표이사의 경영 철학 중 하나인 ‘스피크 업(Speak Up·적극적인 의사 표현)’에도 부합한다.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문화 조성은 회사 성장의 필수 요소인 만큼 직원 누구든 직급에 관계없이 소신껏 자기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문 대표의 생각이다.

LG이노텍은 이외에도 다양한 사내 소통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분기별로 최고경영자(CEO)가 전국 사업장을 직접 찾아 경영 성과, 전사 소식 등을 공유하고 직원들과 Q&A 시간을 갖는 ‘CEO 라이브’, 사업장별 ‘CEO-주니어 보드 간담회’ 등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문혁수 대표는 “앞으로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적극 수용하는,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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