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유안타증권은 IT섹터의 강세로 대만이 수혜를 누리고 있으나 경기 민감 섹터가 회복된 이후에는 차별적인 흐름을 보여줄 수 있다고 예상했다.
4일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모건 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의 지수 가운데 올 컨트리 월드 인덱스(ACWI) 기준 지난주 글로벌 증시는 0.7% 상승했다. 국가별로는 대만(+4.5%), 중국(+4.2%), 한국(+3.1%)의 수익률이 순서대로 높았다. 섹터별로 보면 IT 섹터의 수익률은 +4.6%로 지수 수익률을 크게 초과하는 성과를 냈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IT 섹터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돋보이는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것은 대만 증시”라면서 “대만 증시 내 IT 섹터의 비중은 65.5%로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데(한국 46.8%, 미국 27.9% 등) 지난주 대만 IT 섹터의 수익률은 7.0%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그 중심엔 대만 최대 기업인 반도체 업체 TSMC가 있었다. 최근에는 인텔의 반도체 위탁 생산 소식이 추가적인 모멘텀을 제공했다. 민 연구원은 “올해 IT와 기술주의 강세가 진행되면서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기업들의 순위도 이들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모습을 보여왔다”면서 “TSMC의 전세계 시총 순위는 연초 21위에서 현재 11위로 급등했는데, 이는 미국의 월마트, P&G 등의 규모를 상회하는 수준이며, 2002년 5월 이후 처음으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을 넘어선 것”이라고 짚었다.
민 연구원은 최근 주요국의 경제지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경기소비재, 소재’ 등 경기 민감 섹터의 상대적 강세가 진행되는 데 주목했다. 민 연구원은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확인된 20개국 중 16개국의 지표가 전월대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 중국, 독일, 호주 등 경기민감도가 높은 국가들의 지표는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는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면서 “경기소비재와 소재 섹터의 대만 증시 내 비중은 각각 3.1%, 7.0% 수준이며 산업재의 경우 1.7%에 불과해 22.0%인 한국과 차이가 있어 향후 두 증시의 차별화가 나타나는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6월 이후 대만 증시에 대한 차별적인 매수세를 보였던 외국인 자금의 흐름은 최근 반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한국 증시가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진 대만 증시의 대안이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