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1월? 내년 1월?…시멘트 가격 인상 시점 진통

레미콘 비대위 "시멘트사, 내년 1월 인상 긍정적" 표현
쌍용만 수용 의사…대부분 시멘트사 부인 "11월은 가능"
"아직 협상 진행 중"…접점 못 찾으면 19일 레미콘 셧다운
  • 등록 2022-10-13 오전 9:29:51

    수정 2022-10-13 오전 9:29:51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시멘트 가격 인상 시점을 두고 시멘트·레미콘 간 진통이 이어지는 형국이다. 중소레미콘업체들은 내년 1월을, 쌍용C&E를 제외한 대부분 시멘트사들은 오는 11월을 마지노선으로 잡은 모습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마저도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인 사안이라 어떤 것도 결정됐다고 보기 어렵다. 만약 양측 간 접점을 찾지 못한다면 레미콘사는 오는 19일부터 셧다운(영업중단)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서울 시내의 한 시멘트 공장 모습(사진=연합뉴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양측은 동반성장위원회와 관련 정부부처 등이 참석한 협상자리에서 도출된 결과를 놓고 다른 해석을 하고 있다.

중소레미콘업계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9일 셧다운 유보 결정 이후 공식 자료를 통해 “한일시멘트를 제외한 쌍용C&E, 성신양회, 삼표시멘트, 한라시멘트는 내년 1월 1일 가격 인상에 긍정적”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시멘트사들의 의견은 다르다. 당초 오는 11월부터 가격을 올리겠다고 통보했던 쌍용C&E만 “상생과 배려 차원에서 내년 1월에 인상하는 안에 동의할 의향은 있다”는 입장이다.

나머지 성신양회와 삼표시멘트, 심지어 비대위가 제외했다고 밝혔던 한일시멘트까지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오는 11월까지는 연기할 수 있지만 내년 1월까지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시멘트 업체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확인한 결과 현재로서 시멘트사들이 내년 1월 인상에는 동의한 적이 없다”며 “쌍용C&E가 오는 11월에서 내년 1월로 연기하는 데 긍정적이라고 하는데, 다른 업체들도 당초 가격 인상 통보가 9월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 달을 미뤄준다는 점은 똑같은 것 아니냐”고 피력했다.

중소레미콘 비대위 측은 이 같은 시멘트사의 반발과 관련, 레미콘사가 협상 결과를 왜곡해 발표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협상에 동참했던 동반성장위원회까지 함께 확인해 자료를 낸 것이기 때문에 해당 내용은 틀림없는 사실”이라며 “시멘트사들끼리도 서로 입장이 달라 눈치를 보고 있을 정도로 상당히 예민한 부분이다. 협상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양측은 향후 접점을 찾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동반위와 정부부처 역시 이 과정에서 모종의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양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레미콘사는 당초 예고한 대로 오는 19일부터 셧다운에 돌입할 계획이다.

앞서 900여 중소레미콘업체들은 시멘트업체들의 지난 9월 시멘트 가격 인상 통보에 따라 인상시기 연기를 요청했다. 그러나 시멘트업체들의 응답이 없자 지난 10일부터 무기한 레미콘 생산 중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에 동반위와 정부부처가 중재자 역할을 자처해 양측 간 협상이 진행됐다. 그 결과 레미콘사들은 시멘트사들이 내년 1월로 가격 인상에 긍정적 입장이었다고 밝히면서 셧다운 시행일을 오는 19일로 잠정 유보했었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레미콘사들은 내년 3월, 시멘트사들은 가격 인상을 통보한 9월을 고수하면서 입장차가 길어졌지만 내년 1월과 올해 11월까지 좁혀졌다는 것은 어느 정도 진전이 있는 셈”이라며 “하지만 남은 2개월의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셧다운까지 이어진다면 공급 차질은 물론 소형 레미콘사의 생존까지 위협받는 등 모두가 어려운 상황에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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