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카메라 모듈 공정에 AI 도입…불량률 최대 90%↓

고사양 카메라 모듈 제조 최적의 공정 도출
양산 초기 수율 개선 효과…원가 경쟁력↑
  • 등록 2024-05-30 오전 8:52:52

    수정 2024-05-30 오후 7:12:40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LG이노텍(011070)이 핵심 사업인 카메라 모듈 제조 공정에 AI를 도입해 생산성을 대폭 끌어올렸다. 수율 향상에 따라 원가 경쟁력이 오르고 수익성 개선 효과도 클 전망이다.

LG이노텍 사옥. (사진=LG이노텍)
LG이노텍은 고사양 카메라 모듈 신제품에 ‘AI 공정 레시피’를 적용한 결과 기존에는 불량 검출률이 높았던 주요 검사항목에서 불량률이 최대 90% 감소했다고 30일 밝혔다.

AI 공정 레시피는 AI 기술을 활용해 카메라 모듈의 불량률을 줄일 수 있는 최적의 공정 레시피를 찾는 방식이다. 최초 설정된 공정 전체 프로세스를 AI가 전수 점검하고 불량 발생이 예상되는 공정을 사전에 탐지한다. 불량 예측 결과를 바탕으로 AI가 기계의 작동 강도, 컨베이어벨트 속도, 실내온도 등 공정 과정의 수많은 변수를 반영한 시뮬레이션을 돌린다.

LG이노텍은 공정에 AI를 도입해 생산성을 크게 끌어올렸다. 기존에는 카메라 모듈 양산 초기, 성능검사에서 불량이 감지되면 새로운 공정 레시피를 찾는 데 72시간 이상 소요됐다. 하지만 AI 공정 레시피를 적용하면서 이 과정이 6시간 이내로 단축됐다. 엔지니어 경험에 의존해 레시피 수정과 샘플 생산을 수차례 반복해야 했던 번거로움이 사라지면서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최적의 레시피 도출을 위해 카메라 모듈 공정 관련 데이터 수천만건을 AI에 학습시켰다”며 “이 같은 데이터 자산은 앞으로 회사의 품질 역량을 견인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이노텍은 고부가 카메라 모듈의 양산 초기 수율을 높이기 위해 2021년부터 공정 불량을 사전 예측하는 AI 개발에 나섰다. 지난해에는 업계 최초로 AI 공정 레시피를 카메라 모듈 공정에 적용했다.

고부가 신제품 양산 초기의 낮은 수율은 제조업에서 통상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인 동시에 극복해야 할 최대 난제로 꼽힌다. 특히 카메라 모듈에 요구되는 스펙이 초슬림·고사양인 만큼 공정 과정 역시 한층 까다로워지고 있다. 카메라 모듈 한 개당 수십여 단계의 초정밀 공정을 거친다.

양품 생산이 가능한 적확한 공정 레시피(Recipe)를 찾을 때까지 시뮬레이션과 테스트 생산도 수차례 반복한다. 이 과정이 길어질수록 실패비용(제품 양산 후 불량을 바로잡기 위해 발생하는 비용)이 늘어나고 대량 양산이 늦어진다. 부품 납기를 지키지 못해 고객 신뢰도가 떨어질 우려도 있다.

LG이노텍은 AI를 활용해 이 같은 업계 난제를 해결하고 원가경쟁력 제고 효과도 거뒀다. 올해 1분기 LG이노텍 영업이익이 시장전망치를 웃돈 것도 AI 공정 도입의 효과가 컸다. LG이노텍은 올해 안에 AI 공정 레시피를 반도체 기판 제조에도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고도화된 AI를 활용한 디지털 제조공정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며 “압도적 기술과 품질, 생산 경쟁력으로 고객을 글로벌 1등으로 만드는 ‘글로벌 기술 혁신 기업’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이사. (사진=LG이노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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