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기업` ICE·MS·스타벅스, 암호화폐 대중화로 뭉쳤다(재종합)

세계최대 거래소·SW·소매업체, `백트` 스타트업 출범
서스퀘하나 등 월가 투자회사들도 투자자로 참여해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 런칭…퇴직·개인연금 유치키로
비트코인 선물 상장…스타벅스 커피 결제까지 가능
  • 등록 2018-08-04 오전 11:47:09

    수정 2018-08-04 오전 11:47:09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 공룡기업들이 손잡고 암호화폐산업에서의 새 판 짜기에 나섰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소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 거래소 사업자인 인터컨티넨털익스체인지(ICE)가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 세계 최대 소매업체 스타벅스, 거대 컨설팅사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등과 손잡고 ‘백트(Bakkt·영문 ‘backed’와 같은 발음)’라는 스타트업을 설립하고 새로운 디지털 자산 거래 플랫폼을 출범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개인들이 암호화폐를 사고 파는 것은 물론이고 기관투자가와 연금들의 투자까지 유치하는 한편 일반 소비자들까지도 실제 생활에서 암호화폐로 지급결제를 손쉽게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3일(현지시간) 포브스와 포춘 등에 따르면 ICE는 이날 MS와 BCG, 스타벅스가 함께 백트라는 스타트업을 11월쯤 출범한다고 밝혔다. ICE는 이들 기업과 함께 수주일 후에 보다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그 이전까지는 백트의 자본금 규모나 ICE와 다른 파트너, 투자사들의 지분 보유비율 등은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최근 암호화폐 투자를 늘려온 포트리스인베스트먼트그룹, 서스퀘하나인터내셔널그룹, 이글세븐 등 월가 투자회사들도 투자자로 참여한다.

백트라는 스타트업은 암호화폐 매매거래와 활용을 높이기 위해 연방정부 규제를 받는 새로운 시장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ICE 커뮤니케이션 책임자로 백트 최고경영자(CEO)에 내정된 켈리 뢰플러는 이날 “백트는 기관투자가는 물론이고 상인과 소비자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돼 디지털 자산의 효율성과 보안, 활용도를 더 높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프리 C. 스프레처 ICE 회장 겸 CEO도 “이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차원에서 디지털 자산에 대한 신뢰를 높이겠다”며 “특히 종전에 규제받지 않던 거래소들과 달리 더 투명하고 신뢰 받는 시장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전세계가 함께 사용하는 최초의 화폐가 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ICE가 가진 수탁서비스를 통해 이를 뒷받침 하겠다고 말했다.

백트는 MS사의 클라우드를 이용해 공개되고 규제된 방식의 글로벌 디지털 자산 생태계를 만드는 플랫폼으로 탄생한다. 이 플랫폼을 통해 개인과 기관투자가 등이 전세계적 네트워크 상에서 디지털 자산을 거래하고 저장하고 소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ICE측 설명이다. ICE는 “이를 통해 암호화폐의 보안과 정산 등을 위해 새로운 프로토콜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ICE는 자사 수탁서비스를 통해 개인은 물론 기관투자가들의 암호화폐 투자를 늘리는데 그치지 않고 개인연금이나 퇴직연금 401K 등도 암호화폐 포트폴리오를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아울러 스타벅스 참여를 통해 소비자들이 신용카드 없이도 비트코인 앱만으로 소매점에서 지급결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시스템도 구상하고 있다. 마리아 스미스 스타벅스 제휴 및 지급결제부문 부대표 역시 “우리는 고객들의 지급결제 수단을 더 넓히기 위해 혁신을 주도할 것“이라며 ”대표적인 소매업체로서 스타벅스는 실용적이고 신뢰받고 규제된 방식의 앱을 통해 소비자들이 디지털 자산을 달러로 쉽게 교환해 결제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포브스는 이같은 백트의 계획이 최근 규제 불확실성과 실물경제에서의 낮은 활용도로 인해 고전하고 있는 암호화폐 산업에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아울러 ICE는 이 백트 플랫폼을를 통해 비트코인 선물 상품을 출시하기로 했다. 비트코인 선물은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승인을 거쳐 오는 11월에 첫 상장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ICE의 비트코인 선물은 앞서 먼저 거래를 시작한 시카고옵션거래소(CBOE)나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비트코인 선물과 달리 현금결제(cash settlement)가 아닌 실물인수도(physical delivery) 방식을 채택했다. 현금결제 방식에서는 만기일에 현물과 선물 가격 차이를 현금으로 정산하면 되지만, 실물인수도에서는 선물 만기일에 매도인이 실물자산(비트코인)을 매수인에게 직접 넘겨줘야 한다. 이 경우 ICE에서 비트코인 선물을 매도한 쪽이 자신의 전자지갑을 통해 비트코인을 직접 인도하게 된다. 이를 통해 비트코인 현물을 투자자들이 직접 보유하는 수요를 늘리겠다는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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