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욱·김영관 연구팀, 커피찌꺼기를 반도체 폐수 필터로 만드는 기술 개발

필터를 통해 커피찌꺼기를 통한 폐수 정화 방식 간편해져
연간 15만t 넘는 커피찌꺼기, 쉽게 재활용하는 방법 찾아
  • 등록 2022-12-04 오후 2:03:05

    수정 2022-12-04 오후 9:23:45

(왼쪽부터) 이민욱 KIST 박사, 김영관 동국대 교수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커피를 내리고 남는 커피 찌꺼기를 재활용해 반도체 폐수 정화 소재를 만드는 기술이 개발됐다.

4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생활폐기물로 버려지는 커피 찌꺼기와 생분해성 고분자를 복합화해 구리이온 제거용 나노복합필터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KIST 구조용복합소재연구센터 이민욱 박사 연구팀과 동국대학교 화학과 김영관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진행했다.

구리를 비롯한 반도체폐수 속 중금속은 신장, 간, 뇌와 같은 주요 장기에 치명적 손상을 초래할 수 있어 반드시 정제작업을 거쳐야 한다. 커피 찌꺼기 표면은 다공성 구조일 뿐만 아니라 음전하를 띠고 있다는 점 때문에 양전하를 갖는 폐수 속 중금속을 흡착할 때 활용되곤 했다. 문제는 커피 찌꺼기를 물에 푸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오염물질을 흡착한 뒤 다시 커피 찌꺼기를 회수해야 한다는 복잡한 처리 방식이 추가로 필요했다.

연구팀은 캡슐커피 안 커피 찌꺼기를 수거해 세척이나 불순물 제거 같은 처리 과정 없이 생분해성 플라스틱 폴리카프로락톤(PCL)과 함께 용매에 녹여 균일하게 복합용액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복합 용액을 전기방사해 촘촘하고 균일한 형태의 나노복합필터를 만들었다. 이 나노복합필터는 반도체 폐수에서 4시간 동안 90% 이상 중금속을 제거할 수 있다. 5g 정도의 캡슐 커피 하나가 10리터의 폐수를 정화한다.

이 방법은 버려지는 커피 찌꺼기를 회수해 환경문제를 줄인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커피 한 잔을 내릴 때 사용되는 커피콩의 0.2%만 우리가 마시는 커피가 되고 나머지 99.8%는 찌꺼기로 버려진다. 이렇게 버려지는 커피 찌꺼기 양은 한국에서만 연간 15만톤(t)에 달한다. 문제는 커피 찌꺼기를 메우면 온실가스가 발생하고 소각을 하면 다량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민욱 KIST 박사는 “이번 연구는 환경오염 원인이 되는 폐기물을 간단하게 처리해 친환경적으로 물속 중금속을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커피 찌꺼기를 표면처리하거나 다른 자연소재를 탐색해 친환경적이면서도 성능이 높은 다양한 필터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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