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러시아의 공격으로 전력망이 손상된 우크라이나가 전국적인 단전에 돌입한다. 겨울을 맞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력망을 겨냥해 대규모 공습을 퍼부은 탓이다.
| 17일(현지시간) 러시아 대규모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오데사에 위치한 주택의 마당이 파괴됐다.(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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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영 전력회사 우크레네르고는 이날 성명을 통해 전력 시설 파괴로 다음날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전력 공급이 제한된다고 밝혔다.
피해 규모는 즉각적으로 명확하지 않으나 우크라이나 거의 모든 지역에서 러시아의 공습이 이뤄졌다고 NYT는 전했다.
우크라이나 최대 민영 전력업체인 디텍(DTEK) 막심 팀첸코 최고경영자(CEO)는 “디텍 발전소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전력망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다”면서 “이번 공격은 우크라이나의 추가적인 방공 시스템이 필요함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이날 새벽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다른 도시의 전력망을 겨냥해 대규모 공습에 나섰다. 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러시아의 공격은 몇 시간 동안 지속됐으며 약 120발의 미사일과 90대의 드론이 동원됐다. 우크라이나 방공팀이 144개의 목표물을 파괴했으나 최소 9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당국은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성명에서 “적의 목표는 우크라이나 전역의 전력망”이라면서 “불행하게도 충돌과 파편 등으로 인해 전력망이 손상됐다”고 말했다. 난방 수요가 급증하는 겨울을 앞두고 러시아가 전력 시설을 표적으로 삼아 집중 공격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이날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제공한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것을 허용했다고 보도가 나왔다. 이는 그동안 우크라이나에 미국이 제공한 무기를 이용한 러시아 본토 공격을 저지했던 미국 정부의 결정을 뒤집은 것이다.
소식통들은 우크라이나가 향후 며칠 안에 러시아 본토를 겨냥한 첫 번째 장거리 공격을 감행할 계획이며, 우크라이나의 첫 번째 내부 표적 공격은 사거리가 최대 190마일(306km)인 에이태큼스(ATACMS) 미사일이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이 같은 변화가 미 정부와 우크라이나 정부의 우려를 불러일으킨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