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오상용기자] 지난 2월들어 미국 소비자들의 부채 증가세가 둔화됐지만, 개인들이 안고 있는 빚더미는 여전히 위험수위에 놓여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8일 CNN머니에 따르면 미국의 경제전문가들은 연내 금리 인상이 예견된 상황에서 경기가 다시 움츠러들 경우 지난 90년대초와 같은 신용대란 재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지난 7일(현지시각) 2월중 미국의 소비자신용이 42억 달러 증가한 2조190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증가폭은 전달 158억달러에 비해 둔화됐으나 부채 수준은 여전히 높은 편.
미국의 기준금리가 45년래 최저수준에서 유지됐기 때문에 과다한 개인부채에 대한 우려감은 그다지 심하지 않았다.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도 지난 2월 "가구 순수입은 증가세에 있고, 저금리기조는 지난 2년간 수입대비 부채비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일조했다"며 이 문제가 심각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었다.
그러나 금리인상이 가시화됨에 따라 높은 개인부채는 미국 경제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금리가 올라가면 이자부담이 높아진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 특히 경제 성장세가 좌초될 경우엔 소비자들이 엄청난 빚더미를 떠안은 채 파산위기로 내몰릴 수도 있다.
뱅크원의 다이엔 스원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경제가 다시 침체기에 들어설 경우 지난 90~91년과 같은 신용대란이 발생할 것인가"자문하고 "틀림없이 우리를 또 괴롭힐 것"이라고 말했다.
캠버리지소비자크레딧지수(CCCI) 산출에 몸 담고 있는 앨렌 그로멧 선임이코노미스트는 "카드를 이용해 생계를 꾸려나가는 소비자들이 우선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로멧은 "상당수 소비자가 어려움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금리가 오를 경우 이들은 실제 위기에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소득증가세가 아직 과거 경기침체와 고용시장 침체기로부터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의견이 대체적이다. 또 모기지 리파이낸싱이 저금리시대를 맞아 선순환을 보이고 있지만, 이렇게 조달한 자금이 개인들의 카드 빚을 갚는데 쓰여 살림살이를 더 불안하게 하는 것으로 지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