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본부장도 확진…'코로나 입원' 트럼프 타격

오프라인 유세 일시연기·온라인 진행 대체
코로나 대응 실패 부각 계기 될 수도
  • 등록 2020-10-03 오후 3:32:09

    수정 2020-10-03 오후 3:32:09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정 판정에 한 달 가량 남은 대통령 선거전의 양상이 뒤흔들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부터 입원 치료에 들어가면서 오프라인 선거운동을 모두 중단하는 게 불가피해졌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선 캠프는 이날 성명을 내어 모든 유세 일정을 일시적으로 연기하거나 온라인 행사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캠프 측은 함께 양성 판정을 받은 멜라니아 여사 등 대통령 가족과 관련되는 선거운동 행사도 일시 연기될 거라고 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에서 계획한 지지자들과의 행사와 플로리다주 유세를 취소했다.

여기에 트럼프와 첫 TV토론에 동행했던 대선 캠프의 빌 스테피언 선거대책본부장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업무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그는 경미한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겪고 있다며 회복할 때까지 격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헬기를 타고 메릴랜드주 월터 리드 군병원으로 이동해 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AP)
트럼프 대통령 측은 확진 판정 상황에서도 업무를 계속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며 대선전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고심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은 평소 위험성을 경시하고 방역지침을 무시하는 등 대응 실패론을 다시 부각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AP통신은 “이번 양성판정은 전염병 대유행에서 최악의 국면이 지났다고 필사적으로 확신시키려는 대통령에게 엄청난 타격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확진 판정 후 메릴랜드주 월터 리드 군병원으로 이동해 치료를 시작했다.

바이든 후보는 “대통령과 가족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계속 기도할 것”이라며 빠른 회복을 기원했다. 그러나 방역지침 준수를 강조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을 에둘러 비판하는 태도를 취했다.

그는 트윗을 통해 “이번 일이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 손씻기를 상기시키는 일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이 일이 나라에 ‘마스크를 써야 한다,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검사·추적·치료를 위한 재원이 확보돼야 한다’는 메시지가 되길 바란다”며 “나라에 교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후보는 지난달 29일 트럼프 대통령과 첫 TV토론을 벌여 감염 우려가 제기됐지만 이날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는 결과가 음성으로 나옴에 따라 당초 예정한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에서의 일정을 그대로 소화하기로 했다.

바이든 후보는 첫 TV토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밀릴 거라는 일각의 예상과 달리 토론의 승자라는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들고 ‘승기 굳히기’에 힘을 받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에 따라 코로나19를 고리로 공세를 강화할 명분을 얻게되는 면도 있다.

바이든 후보는 오프라인 행사를 중단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경합주 방문 등을 통해 격차 벌리기를 시도할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인 펜스 부통령과 바이든 후보의 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이날 코로나19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두 사람은 오는 7일 TV토론을 할 예정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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