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2차전지 판매 회복세가 더딘 가운데 내년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전기차 수요가 회복되더라도 저가형 배터리 탑재로 국내 배터리 업계의 성장성은 시장 평균을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시장 불확실성과 더불어 실적 가시성이 확보되기 전까지 2차전지 업종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3일 이용옥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10월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 전기차 판매 회복세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았으며, 11월 양극재 수출과 리튬·전구체 수입량 역시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고 지적했다.
다만 2025년 유럽 전기차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는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2025년 유럽연합(EU)의 탄소배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전기차 침투율은 약 28%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4년 유럽의 전기차 침투율(약 17%) 대비 크게 증가한 수치로,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70%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기업들이 탄소 크레딧 구매나 내연기관 비중 조정을 통해 규제에 대응할 계획이어서 이와 같은 고성장률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별로 보면 유럽은 시장 기대치인 약 20% 성장률을 상회할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유럽 시장의 경우 내년 저가형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출시가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2차전지 업종의 유럽 시장 성장률은 전체 시장 평균을 하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시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 스탠스가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트럼프 당선 이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지와 환경보호청(EPA)의 탄소 배출 규제 완화 가능성이 제기됐다. 또 캘리포니아 전기차 정책에 대한 공격적 조치도 우려된다. 캘리포니아는 미국 전기차 시장의 약 30~35%를 차지하며, BEV(배터리 전기차) 침투율이 20~25%에 달하는 주요 지역이다.
이용옥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리스크는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전망이나, 국내 2차전지 업종은 실적 가시성이 확보될 경우 주가 변동성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