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전' 홍준표가 안타까운 박형준...유시민이 내놓은 '모범답안'

  • 등록 2018-06-01 오전 8:44:54

    수정 2018-06-01 오전 8:44:54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MB(이명박 전 대통령)정부’ 정무수석을 역임한 박형준 교수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표현 방식에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지난달 31일 JTBC ‘썰전’에서는 갑작스럽게 이뤄진 제 2차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홍 대표가 “김정은이 곤경에 처한 문재인 대통령을 구해준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지방선거는 황소개구리이고 비핵화의 대국면은 황소다. (홍 대표의 발언은) 황소개구리가 황소를 잡아먹겠다고 하는거나 마찬가지다. 이치에 맞지 않는 발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 전 장관의 비유에 유시민 작가는 박장대소하며 “우왕~”이라고 감탄사를 내뱉었다.

사진=JTBC ‘썰전’ 방송 캡처
두 사람의 웃음 속에 박형준 교수는 다소 진지한 표정으로 “자유한국당이 내는 메시지 가운데 두 분이 얘기한 것과 다른 측면에서 지적해야 할 문제를 야당이 지적한 부분들도 많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달라는 유 작가의 말에 박 교수는 “북한을 역지사지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북한의 의도대로 움직이는 것만이 이 국면을 성공시키는 것은 아니잖나. 북한이 언제든지 돌변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계속 가져야 하는 것은 맞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그런데 홍 대표나 야당이 ‘메시지의 내용보다도 메시지를 어떤 방식으로 국민들의 감성에 닿게 할 거냐’는 부분에서 굉장히 실수를 하고 있다고 본다. 놀부심보처럼 느껴지면 안된다”며 “가장 걷어내야 할 게 있다. 여야 모두 마찬가지인데, 영화 ‘대부’에서 보면 ‘적을 미워하지 마라. 그러면 내 판단이 흐려진다’는 얘기가 있다. 상대에 대한 적개심이 깔려있으면 표현 방식도 잘못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에 유 작가는 “야당이 물론 쓴소리 할 수 있다. 할 수 있는데”라며 큰 한숨을 짓고는 “북한 당국자들이 못되게 말해서 본질은 어디 가버리고 감정만 상하는 것처럼 우리 야당도 이 문제에 관해서 너무 자극적이고 감정적인 표현을 쓴다. 특히 진의를 의심받는 상황에서는 역효과만 낸다. 예컨데 논평들을 보면 어느 당이라고 말 안하겠지만 ‘그동안 문 대통령이 운전석에서 뭘 했는지 모르겠다’ 이런 식으로 하잖나”라며 비판했다.

유 작가가 이어 내놓은 야당 논평의 모범답안은 다음과 같다.

“북미 정상회담을 트럼프 대통령이 안 하겠다고 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문 대통령이 이를 성사시키고자 많은 노력을 했는데 정말 유감스럽다. 앞으로 잘 되길 바란다. 그러나 문 대통령과 정부도 그동안 상황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고 양 당사국의 내부 사정에 대해서 너무 건성건성 봐서 너무 서둘렀던 건 없는지 철저하게 성찰하길”

그러자 이 전 장관은 유 작가에게 “야당 대변인을 해보는 게 어떠냐”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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