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분석]③'문팬' 손놓은 경기, 요동치는 판세

경기지역 6·13 지방선거 사전투표율 분석
남부·북부, 도시·농촌 관계 없이 사전투표율 낮아
"네거티브 공방 격화되며 정치 혐오감 커져"
"힘있는 여당" 이재명 vs "인물론" 남경필
  • 등록 2018-06-11 오전 8:52:09

    수정 2018-06-11 오전 11:35:08

[편집자주] 6·13 지방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사전투표율을 두고 여야의 셈법이 복잡하다. 사전투표에서 얼마나 많은 표를 확보했느냐에 따라 최종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믿어서다. 이데일리는 사전투표율을 지난 19대 대선 사전투표율, 19대 대선 결과 등과 비교해 지역별 사전투표율이 갖는 의미를 분석해봤다.

19대 대선과 6·13 지방선거 사전투표율 격차. 경기도는 광주(10.0%)와 세종(9.7%)에 이어 세번째로 큰 차이를 보였다. 사전투표 참여자 대부분이 적극투표층인 점을 감안하면 지난 대선에 비해 적극 투표층이 줄어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데일리 조진영 송승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가 경쟁하는 경기는 이번 사전투표에서 17개 시도 중 대구(16.4%)에 이어 두번째로 낮은 사전투표율(17.5%)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20.1%)보다 낮고 19대 대선 사전투표율(24.9%)보다 7.5%포인트 낮은 수치다. 남부·북부, 도시·농촌 등 지역에 관계 없이 사전투표율이 낮았다.

19대 대선과 6·13 지방선거 사전투표율 격차에서도 경기도는 광주(10.0%)와 세종(9.7%)에 이어 세번째로 큰 차이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보수유권자들이 투표를 유보한 대구와 정 반대로 경기에서는 진보유권자들이 투표를 미루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사전투표 참여자 대부분이 적극투표층인 점을 감안하면 유권자들이 지난 대선에 비해 소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의미다.

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가 10일 오후 경기도 시흥시 롯데마트 시흥배곧점 앞 사거리에서 열린 6·13 지방선거 임병택 시흥시장 후보 지원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사전투표는 정치집단이나 조직 차원에서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문팬(문재인 대통령 팬)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혜경궁김씨’ 논란(문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방한 트위터 계정이 이 후보의 아내 김혜경씨의 것이라는 추정)과 욕설 녹음파일, TV토론회에서 불거진 배우 김부선씨와의 사생활 논란 등이 민주당 지지의 큰 축인 문 대통령 지지자들을 사전투표장으로 이끌지 못했다는 얘기다.

신 교수는 “문팬들이 이 후보를 넘어뜨리려 한다”며 “이 후보가 민주당의 후광효과를 전혀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차재원 대구가톨릭대 정치학과 교수도 경기지역 사전투표율이 전국 평균보다 낮게 나타난데 대해 “김영환 바른미래당 후보가 제기한 이재명 후보와 배우 김부선씨의 의혹에 유권자들이 주춤하고 있는 것”이라며 “공방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어 (민주당 지지자들이) 망설이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 후보에 대한 의혹과 논란이 사전투표율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은 김영환 바른미래당 후보의 입장과 비슷하다. 김 후보는 앞서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경기지사 선거는 유권자들이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며 “다른 경기지사 후보와 달리 사전투표에 참여하지 않고 본 투표일인 13일에 투표하겠다”고 발표했다. 김 후보는 경기지사 후보 TV토론회에서 이 후보를 둘러싼 의혹을 정면으로 제기하며 “자격미달 후보”라고 주장해왔다.

자유한국당 남경필 경기도지사 후보가 6·13 지방선거를 앞둔 마지막 휴일인 10일 경기도 포천시 군내면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다만 전문가들은 낮은 사전투표율과 실제 득표율, 당락에 미치는 영향은 다를 수 있다고 본다. 차재원 교수는 “분명히 여론이 요동치고 있다”면서도 “김부선씨가 직접 증언하거나 결정적인 한방이 있지 않는 이상 판을 완전히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순정 리얼미터 조사분석실장은 ”경기지사 선거에서 네거티브가 강해지면서 유권자들 사이에서 정치혐오가 생겨나고 있다“며 ”사전투표율이 낮게 나타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민주당 지지자 일부가 결국 남경필 후보를 찍는다 해도 전체 경기도민들에게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명 후보 캠프 김남준 대변인은 ”이번 지방선거는 촛불정국 이후 치러진 대선과 비교해서는 안된다. 2014년 지방선거와 비교해야한다. 사전투표율이 절대 낮지 않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당시 경기도 사전투표율은 10.3%였기 때문에 이번(17.5%)에는 사전투표율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주장이다. 김 대변인은 ”유권자들이 네거티브 탓에 표를 유보하고 있다는 분석도 동의하기 어렵다“며 ”마타도어나 네거티브는 집단지성으로 걸러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남경필 후보 캠프 김우식 대변인은 ”낮은 사전투표율이 선거 당일(13일) 투표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별로 괘념치 않는다“면서도 조심스런 기대를 드러냈다. 김 대변인은 ”지금 이 후보는 민주당 지지율에 비해 낮은 지지율을 가지고 있고 남 후보는 한국당 지지율보다 더 높은 지지율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를 둘러싼 논란은 당 차원이 아닌 개인의 문제이기 때문에 당 지지율과 후보 지지율을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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