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달러 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달에는 국책은행이 시중은행에 제공했던 단기 외화자금 가운데 27억달러(추정) 정도의 만기가 도래한다. 여기에 5억달러 규모의 외화채권 만기도 돌아온다.
그러나 국제 금융시장 여건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 장기채권은 물론이고, 1개월 이상 외화자금 공급원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 국책은행 단기 달러자금 회수 가능성
국내 시중은행들은 그 동안 산업·수출입·기업은행 농협중앙회 등 국책은행을 통해 필요한 단기 달러화 자금을 운용해왔다.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 등이 시중은행에 비해 신용등급이 높아 외화차입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장단기 외화공급이 끊긴 상황에서도,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은행간 론 시장과 머니마켓을 통해 6억달러 가까운 외화를 차입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국내 머니마켓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역시 글로벌 신용경색 여파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산업은행은 지난달 10억달러 규모의 외화채권을 발행하려 했으나 시장 여건 악화로 발행을 무기한 연기했고, 수출입은행 역시 10억달러 규모의 채권 발행을 보류했다.
이달 중 만기도래하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외화채권 규모는 각각 2억달러, 2억5000만달러 수준이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이들 채권에 대해서는 상환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해둔 상태다.
문제는 단기 차입금이다. 산업·수출입·기업은행과 농협중앙회 등 4대 국책은행이 이달 중 갚아야 할 단기 외화자금은 27억달러(추정치, 오버나잇 제외)에 이른다.
산업·수출입·기업은행 등은 그 동안 유로 기업어음(CP) 발행을 통해 단기 차입금을 상환하거나 롤오버(만기연장)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유로 CP 발행이 끊겼고,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인해 기간물도 자취를 감췄다.
기존 거래관계를 기초로 한 은행간 론(Bilateral Loan)이나 클럽딜 형태의 자금조달도 리먼 사태 이후로는 힘들어졌다. 전 세계 금융회사들이 현금확보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때문에 국책은행들로서는 시중은행에 빌려준 단기 외화자금을 회수, 만기도래 자금을 상환해야 하는 처지에 내몰리고 있다.
◇ 외화채권 만기도래 줄줄이
단기 외화유동성 사정 악화는 물론이고 기존에 발행했던 장기 외화채권 만기가 연말까지 계속 돌아온다는 점도 시장불안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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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하반기 들어 장단기 외화공급원이 막혀, 계획대로 자금조달이 가능할 지 예측불가능한 상황이다.
시중은행 자금부 관계자는 "역외에서 들어오는 돈이 아예 없다"면서 "일주일로 운용하던 자금도 이제는 초단기로 하고 있어, 10월은 전혀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이번 달에도 신규 외화조달이 안 된다면 머니마켓에 뿌렸던 돈을 상환받아서 차입금을 상환할 수밖에 없다"면서 "단기 차입금 만기가 연말까지 매달 도래한다"고 전했다.